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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구나 내년 초부턴 국민의힘 전당대회, 총선 정국 재편 등 어수선한 정치일정이 이어지는 탓에 자칫 이 사안이 우선순위가 밀려 장기표류하는 건 아닌지 우려가 크다.
국회사무처는 얼마 전 '세종의사당 설치와 관련한 타당성 조사 및 기본계획 수립 용역'을 통해 세종의사당 건립을 위한 밑그림을 대부분 완성했다.
세종의사당은 빠르면 2028년까지 세종시 중심부 금강변 S-1 생활권 서울 여의도 본원의 2배 가량에 달하는 63만 1000㎡에 들어선다.
마지막 관건은 이전 규모다. 국회사무처는 세종시 소재 정부 부처를 관할하는 11개 상임위와 예산정책처, 입법조사처 등 부속 기관의 세종행을 염두해 두고 있는 데 확정된 건 아니다.
세종의사당 이전 기관 규모는 여야가 국회 규칙으로 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충청권에선 올해 안에 국회 규칙 제정을 기대했다. 하지만, 2주도 채 남지 않은 현재로선 여야의 극적인 정치적 타결없인 연내 제정을 기대하기는 사실상 어렵게 됐다.
국회 규칙 제정 과정은 일반법안과 같다. 먼저 운영위 전체회의를 열고 국회규칙 안(案)을 상정, 법안심사 소위로 보내야 한다.
이후 법안소위 심사부터 운영위 전체회의, 법사위, 본회의 4개 문턱을 잇따라 넘어야 비로소 만들어진다.
10일 밖에 남지 않은 올해 안에 이 과정을 밟아 세종의사당 국회 규칙이 제정되기는 물리적으로 어렵다는 것이 대체적인 시각이다.
운영위도 현재 확정된 전체 회의 일정은 없다.
이처럼 세종의사당 국회 규칙 연내 제정이 물거품 된 이유는 시계제로 상태인 국회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
여야는 한 달 가까이 내년 정부 예산안 처리를 둘러싸고 강대 강 대치를 이어오고 있다.
법인세 인하, 경찰국 예산 등을 둘러싼 이견 때문인데 2014년 국회선진화법 도입 이후 예산안 처리가 정기국회 회기를 넘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상민 행안부 장관 해임안 처리와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등도 연말 정국의 뇌관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처럼 꽁꽁 얼어붙은 정국 속에 세종의사당 국회 규칙제정을 위한 여야 테이블이 차려질 공간을 만들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다는 것이 일반적인 시각이다.
결국 여야 정쟁 탓에 충청의 염원이며 국가균형발전 백년대계인 세종의사당 설치 일정이 차일피일 지연되고 있는 것이다.
더욱 큰 문제는 이제부터다.
내년부터는 2024년 4월 치러지는 22대 총선을 앞두고 여야가 총선 모드로 빠르게 전환할 것으로 보인다. 또 집권여당은 3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있다.
여야가 이에 안테나를 곧추세우다 보면 세종의사당 국회 규칙 제정을 위한 동력 공급은 더욱 어려워질 수 도 있다는 것이다.
서울=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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