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룡시 가족센터가 주최한 '아하! 별난밤(축구 교실)'이라는 프로그램이 삼개월 만에 성황리에 마무리되었다. 매주 목요일마다 아빠와 자녀들이 함께 축구장에서 달리며 땀을 흘리고 환호하는 순간과 장면들이 모두 즐거운 추억이 되었다. 열심히 달리는 목요일 밤에 자녀와 아빠는 하나의 빛나는 별이 되어 하늘 위로 자리 한 것 같았다.
필자의 딸도 이 프로그램을 참가하였다. 부녀가 땀에 흠뻑 젖은 채 신이 나서 돌아올 때마다 정말 부럽다.
나도 운동을 매우 좋아해서 휴대폰이 없던 어린 시절에 제일 많이 했던 것이 오빠랑 같이하는 달리기와 축구였다.
친구 한 명이 페이크 동작을 너무 화려하게 해서 매번 내가 수비에 실패했던 그 좌절감이 지금도 기억이 난다.
공을 쫓기 위해 우리 골문부터 상대방의 골문까지 뛰었다가 얼굴이 빨개지고 숨이 차던 그 느낌이 지금도 생생하다.
곧 수능인데 친구들과 몰래 유로파리그를 보는 장면도 기억난다. 아빠와 같이 마지막 축구 경기를 함께 보던 즐거움과 슬픔도 기억났다.
엄마의 집에는 아직도 나의 두꺼운 축구 잡지와 내 생애 첫 기고문이 보관되어 있다. 축구 잡지에 처음 채용되었던 합격증을 아직 소중히 간직하고 있다.
이런 추억이 마음속 깊이 담겨 있기에 '아하! 별난밤(축구 교실)' 참여자 모집 공고를 보고 바로 딸에게 신청하라고 독려했다.
첫 번째 활동을 마치고 집에 와서 딸은 운동장에 여자아이가 본인밖에 없다고 말하자 필자는 "엄마 어렸을 때도 남자애들이랑 같이 축구를 많이 했는데 맘껏 달려가는 게 얼마나 행복해."라고 대답하였다.
어느 목요일 밤에 필자를 데리러 기차역에 온 남편은 반면에 웃음이 가득했다. 나를 보고 기뻐하는 줄 알았는데 남편이 "오늘 골을 넣었어! 드디어!"라고 하였다. 정말 그 말처럼 "남자의 마음속에는 영원히 한 소년이 살고 있다!" 아이들은 아빠들과 함께 축구장에서 달리고 있는 동시에 아빠의 마음속 그 활기차고 꿈 많은 소년과도 맘껏 달리기를 하는 것 같다.
이번 '아하! 별난밤(축구 교실)'을 통해 아이들은 아빠의 또 다른 모습을 볼 수 있고 그 소년 시절의 아빠와 진솔한 대화를 나눌 수 있을 것 같다. 요새 부녀가 월드컵 축구 경기를 보면서 한국팀도 응원하고 축구 경기의 룰도 배우게 되었다.
그리고 재미있는 것은 축구팀의 이름이 '거북이 축구단'이다. 체력과 에너지가 예전 보다 떨어진 아빠들은 느리게 달려도 거북이처럼 포기하지 않고 앞으로 나아간다는 뜻이다. 당리 명예기자(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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