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년고등학교는 남녀공학 공립 일반계고등학교라는 특성상 입시 교육과 전인교육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이에 2022학년도 학교선택사업으로 '인문소양교육:만년「북(Book) 세(世) 통(通)」PROJECT'를 계획해, 도서관 환경을 개선하고 다양한 체험 중심의 독서교육을 진행하고 그 결과를 학교 생활기록부에 적극적으로 기록해 전인교육과 입시교육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고 있다.
이와 관련해 2022학년도 1교 1독서 브랜드 운영 우수사례 공모 대회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한 만년고등학교의 독서인문교육을 살펴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대학 계열별 학과별 추천 도서 게시판 |
연중 꽃이있는 도서관 |
교사 독서 동아리 발제문 |
대전만년고 1층 '지혜의 샘'에 오면, '대학 계열별 학과별 추천 도서' 게시판이 눈에 들어온다. 이 게시판을 보고 학생들은 자신의 진로와 연계한 맞춤형 독서를 할 수 있는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지혜의 샘' 도서관은 학부모도서관코디네이터와 담당교사가 효율적으로 도서를 정리하고 대출 반납을 진행하고 있기에 학생들은 자신이 원하는 책을 원활히 대출 받을 수 있다. 도서관은 단순히 책을 빌리는 곳만은 아니기에 대전만년고에서는 학생의 정서 함양을 위해서 연중 꽃이 있는 도서관을 운영하고 있다. 아울러, '비블리오테라피(Bibliotherapy)' 게시판을 제작해 독서를 통한 심리 치유를 할 수 있도록 안내하고 있다.
학생과 교사의 추천을 받아 교과 연계 도서를 구입해 도서관 활용 수업 기반을 조성하고, DLS 시스템을 활용해 도서관 활용 수업 신청을 간편화했다. 그 결과 2022년도 한해 동안 173시간의 수업을 3222명의 학생을 상대로 진행했다. 특히 도서관에서 수행평가와 연계한 독서 교육을 진행해 1학기에 4개 과목에서, 2학기에는 5개의 과목에서 책을 읽고 서평을 쓰면서 인문학적 소양을 기르는 독서 수행평가를 진행했다.
책을 읽는 것에서 그친다면 진정한 독서교육이라고 할 수 없다. '매력적인 독후감을 쓰는 비법' 게시판을 제작해 효율적인 독후 활동을 안내했다. 또한 '북(Book) 세(世) 통(通)' 독서록을 제작해 학생들이 3년 동안 독서활동을 꾸준히 기록하고 관리해 자신만의 포트폴리오를 만들어 학교생활기록부 독서활동 상황 기록의 근거 자료로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밖에도 교사 독서 동아리 'Reader Is Leader'와 학생 독서 동아리 '책벌레 리더스'를 운영해 교사와 학생 모두가 책을 읽는 학교 문화를 만들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
겹겹 원화전시-포스트잇 미션지 |
나의 책쓰기 출판기념식 사진1 |
나의 책쓰기 출판기념식 사진2 |
'지혜의 샘'도서관에서는 책읽는 문화를 조성하고 학생들의 인문 소양을 기르기 위해서 다음과 같은 다양한 학생 참여 중심의 독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먼저 인문학 강좌 개최를 꼽을 수 있다. 학생들에게 저자와 직접 만날 수 있는 기회의 장을 마련해 책과 친해지는 기회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인문학적 소양을 기르는 기회를 마련했다. 제1차 인문학 강좌에서는 강원국 작가가 '마음을 움직이는 글쓰기'라는 주제로 강연을 했다. 제2차 인문학 강좌에서는 안세홍 작가가 '일본군 성노예 문제와 인권'이라는 주제로 강연했다. 제3차 인문학 강좌에서는 우석훈 작가가 '팬데믹 이후 우리사회'라는 주제로 강연을 했다. 제4차 인문학 강좌에서는 김제동 작가가 '질문이 답이 되는 순간'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했고, 제5차 인문학 강좌에서는 김은형 작가가 '메타버스 스쿨혁명'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했다. 회당 20명에서 40명의 학생들이 인문학 강좌에 참여해 인문 소양을 높이고, 자신의 진로 선택에 많은 도움을 받았다. 작가의 강연 이후 열띤 질의 응답이 펼쳐져 학생들이 인문학 강좌에 높은 관심을 가지고 있음을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
두 번째로는 북세통 독서 캠프 운영이다. 1학기 말에 제3차 인문학 강좌와 연계해 '북세통 독서 캠프'를 운영했다. 우석훈 작가의 '팬데믹 이후 우리 사회' 강연을 듣고, 도서관 모둠학습실에서 '북빙고', '책빙고'를 통해서 책과 친해지고 독서 토론의 핵심 용어를 파악한 후에, '팬데믹 제2국면, 우리의 대응'이라는 주제로 독서토론을 전개했다. 이를 통해서 학생들의 독서 역량을 향상시킨 것은 물론이고, 글쓰기에 필요한 현실 분석 능력과 사회 비판 능력을 함양하는 기회를 마련했다.
세 번째, '세계 책과 저작권의 날' 도서관 주간 행사도 진행하고 있다. 4월은 '세계 책과 저작권의 날'행사로 '지혜의 샘' 도서관이 바쁜 달이다. 이 기간에 책을 대출한 학생에게 책갈피와 북캔디를 제공하고, 연체한 학생들에게는 연체를 해제해준다. '북세통', '책의날', '저작권', '지혜샘'으로 삼행시를 지어서 제출한 학생과 교사에게는 고급 북엔드를 제공했다. 특히, 책을 대출한 학생에게 북캔디를 제공하면서 책을 읽는 것이 달콤한 사탕을 먹는 것과 같은 것이라는 의미를 전달해 많은 호응을 얻었다.
네 번째, 『겹겹』 책 속 일본군 '위안부' 사진 전시를 통해 5월에는 원화 전시를 통해서 학생들이 문화 체험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이번에는 『겹겹』 책 속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분의 사진을 전시하고, 전시 기간 중에 포스트잇 미션을 수행한 학생을 추첨해 책을 선물로 주었다. 학생들은 아직도 해결되지 않은 일본군 '위안부'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일본군 '위안부' 문제가 민족문제를 넘어서, 보편적인 인권의 문제임을 깨달았다.
다섯 번째는 나의 책쓰기 활동이다. '지혜의 샘' 도서관에서는 책을 읽고 독후감을 작성하는 단계에서 더 나아가서, 학생들이 스스로 자신의 책을 쓰는 기회를 제공했다. 학년 초에 책쓰기 희망 학생에게 계획서를 작성하고 지속적으로 글쓰기 멘토링을 해 자신만의 책을 출판했다. 20명의 학생이 지원해 14명의 학생이 15권의 책을 출판하는 성과를 얻었다. 12월 2일에는 출판기념식을 성대하게 거행해 많은 학생들이 저자가 된 기쁨을 누렸다. 학년 초에는 자신의 책을 출판하는 것이 불가능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을 갖았던 학생들이 이제는 사회에 나가서도 계속해서 책을 쓰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마지막으로 독서 관련 공모 사업 참여를 들 수 있다. 대전만년고는 유관기관과의 유기적인 협조를 통해서 독서 교육의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 대전광역시 교육청에서 추진하는 '길잡이 독서 활동'에 '학급별 길라잡이 독서'와 '교과별 길라잡이 독서'에 참여해 자율 시간과 교과시간, 동아리 활동 시간을 활용해 다양한 독서 활동을 진행했다.
2022학년도 학교도서관 구독형 오디오북 지원 사업에 참여해 오디오북을 교과 수업 시간에 적극적으로 활용해 다양한 방식으로 책과 친해질 수 있는 기회를 학생에게 제공했다.
안세홍 작가 강연 |
김제동 작가 강연 |
대전만년고에서는 다양한 독서 대회를 개최해 독서 활동을 격려하려 노력하고 있다. 독서와 글쓰기를 연계한 표현 능력을 신장시키기 위해서 2022학년도 함께 읽는 테마 독후감 대회를 개최했다. '도전'이라는 주제에 따라 학생이 선택한 책을 읽고 독후감을 작성하도록 했다. 참가 학생 44명의 작품을 심사해 우수작을 시대회에 출품해 시대회에서 동상을 수상하는 성과를 얻었다.
학생의 독서 역량을 강화하고 학교 도서관 이용을 활성화하기 위해서 2022학년도 우리 도서관 다독왕 대회를 개최했다. 전교생을 대상으로 '지혜의 샘'도서관 소장 도서를 대출한 학생을 대상으로 대출 권수와 균형 대출 점수를 합산해 시상했다. 372명의 학생이 참가해 29명의 학생이 수상을 하는 성과를 얻었다. 이를 통해서 '지혜의 샘' 도서관 이용이 활성화되고 책읽는 문화가 조성되는 성과를 얻었다.
꾸준한 독후 활동을 격려하기 위해서 2022학년도 북세통 독서록 우수상 우수학생을 시상했다. 이를 통해서 자기 주도적 독서 활동을 하고 꾸준히 독후 활동을 하는 습관을 기르도록 했다.
콩나물에 물을 주면 물은 이내 콩나물 사이로 사라지지만 콩나물을 쑥쑥 자란다. 대전만년고등학교의 '인문소양교육:만년북(Book) 세(世) 통(通) PROJECT'는 학생이라는 콩나물에 체험 중심 독서 교육이라는 물을 주어 학생을 대한민국의 큰재목으로 키우고 있다.
남상득 만년고등학교 교장은 "나의 학창시절, 나에게 다양한 독서 체험 활동이 있었다면 나는 더 큰 꿈을 꾸며 더 높이 성장했을 것"이라며 "대전만년고 학생들에게 다양한 체험 중심의 독서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해 이 사회에 훌륭한 민주 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는 밑거름을 제공하겠다. 아울러 전인교육과 입시교육이 대립 되는 교육이 아니기에 잘만 디자인하면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 우리 만년고는 그것을 해내고 있다"고 말했다.
김소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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