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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 안팎에선 사실상 친윤(친윤석열)계 대표 선출을 위한 룰개정이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비윤(비윤석열)계를 중심으로 반발이 거세다.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날 오전 회의에서 현행 7대3(당원투표 70%·일반국민 여론조사 30%)인 당헌·당규상 대표선출 규정을 '당원 투표 100%'로 바꾸기로 만장일치 의결했다.
정진석 비대위원장은 기자간담회에서 "이념과 철학 목표가 같은 당원들이 대표를 뽑는 것은 당연하다"며 "당원의 자발적 투표로 당 대표 선출이 가능하므로 비당원 여론조사를 병행하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고 룰 개정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우리 당 책임당원 수가 약 80만명이다. 지역별 당원 구성 비율도 영남과 수도권이 비슷해졌다. 이제 명실상부한 국민 정당이 된 것"이라며 "이런 변화와 시대정신에 부응해야 하고, 집권여당의 단결과 전진을 위한 결단을 내려야 할 때"라고 부연했다.
룰 개정은 그야말로 속전속결로 진행될 전망이다.
비대위 의결 바로 다음 날인 20일 상임전국위원회를 소집하고, 역시 규정상 최단기간인 사흘간의 공고일을 거쳐 오는 23일 전국위원회를 열어 관련 당헌·당규 개정 작업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아직 두 번의 의결 절차가 남아 있는 셈인데 전대 룰 개정은 사실상 확정 수순으로 보인다.
곧 당권 주자들의 출사표가 잇따르고 당은 본격적인 전대 모드로 전환될 전망이다.
'정진석 비대위' 임기가 끝나기 직전인 내년 3월 초 전대 개최가 유력한 데 다음달 초 후보 등록을 받는 등 본격적인 당권 레이스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당 안팎에선 일반국민 여론조사를 완전히 배제하는 방식의 당 대표 선출 규정으로 당이 민심과 동떨어질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룰 개정을 자신에 대한 '솎아내기'로 규정하고 가장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유승민 전 의원은 이날도 페이스북에 '與, 골대 옮겨 골 넣으면 정정당당한가'라는 모 언론사 사설을 올렸다.
반면, 친윤계 주자로 꼽히는 김기현 의원은 KBS 라디오에서 "당 대표를 뽑는데 당 구성원들이 뽑는 것이고 그런 다음에 거기에 따라서 결과를 가지고 국민들에게 심판을 받는 것"이라며 룰 개정을 지지했다.
최다 득표자의 득표율이 50%를 넘지 않으면 1·2위 득표자가 다시 맞붙는 이른바 '결선투표제'를 도입하기로 한 것도 친윤계 주자가 난립하는 현 상황에서 사실상의 후보 단일화 효과를 줄 수 있다는 점에서 뒷말이 예상된다.
서울=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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