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14년 만에 공시지가 하향조정... 과세 부작용 최소화

표준지·표준주택 공시가 올해보다 각각 5.92%·5.95% 낮춰
올해 집값 최대 낙폭 세종시 5.30%로 감소율 가장 낮아

부동산 보유세 등 각종 세금 산정 기준이 되는 공시가격이 14년 만에 하향 조정된다.

문재인 정부 시절 과도한 과세 원인으로 지목된 공시가격 현실화 계획의 부작용을 최소화 하기 위한 조치다. 실제 최근 공시가격이 실거래가보다 높아지는 역전현상으로 집값보다 세금을 더 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14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정부는 내년 표준지·표준주택 공시가를 올해보다 각각 5.92%, 5.95% 낮춘다. 표준지 공시가는 지난 2년 연속 10%대로 급등하다 2009년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 변동률로 전환됐다. 집값 하락과 어려운 경제여건 등을 고려해 2020년(6.33%) 수준으로 되돌린 결과다. 내년 표준지 공시지가는 올해(10.17%) 대비 16.09%포인트 감소했다.

시도별로 보면 경남이 -7.12%로 감소율이 가장 높았다. 이어 제주(-7.09%), 경북(-6.85%), 충남(-6.73%) 등 순으로 떨어졌다. 올해 집값 등 최대 낙폭을 기록한 세종시는 5.30%로 감소율이 가장 낮았다. 대전은 -6.10%, 충북 -6.43%로 전국 평균 보다 높았다.

내년 표준지 공시지가 현실화율은 65.4%로 '부동산 공시가격 현실화 수정 계획'에 따라 2020년 수준으로 하향 조정됐다. 신규 표준지가 추가로 당초 2020년 현실화율 65.5%보다 소폭 하락한 수치다.

전국 표준주택 공시가격 변동률은 평균 -5.95%로 나타났다. 내년 변동률은 올해(7.34%) 대비 13.29%포인트 감소했다.

표준주택 공시가격은 지난 정부의 현실화율 상승으로 2020년 4.47%, 2021년 6.80%, 올해 7.34%로 오름폭을 키워왔다.

시도별로는 서울 공시가격 변동률이 이 -8.55%로 가장 많이 떨어졌고, 이어 경기(-5.41%), 제주(-5.13%), 울산(-4.98%) 순이다.

대전(-4.84%)과 세종(-4.17%), 충남(-4.54%), 충북(-3.53%)로 전국 평균보다 감소율이 낮았다. 강원(-3.10%)과 부산(-3.43%)이 뒤를 이었다.

국토부 관계자는 "이번 표준지·표준주택 공시가격은 올해 8월에 마련한 단기 제도개선방안에 따라 가격 열람 전 시도 및 시군구의 사전 검토를 거쳤다"면서 "열람 중에도 공시가격의 정확성 제고를 위해 지자체와 긴밀히 협조하여 지속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내년 표준지 공시지가(안)과 표준주택 공시가격(안)은 소유자와 지자체의 의견청취, 중앙부동산가격공시위원회 심의를 거쳐 2023년 1월 25일에 공시한다.
박병주 기자 can79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