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뜩이나 학령인구 감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수도권 대학의 간극이 더 벌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12일 대학의 기술사업화를 촉진하기 위해 캠퍼스 내에 건축물을 대거 지을 수 있도록 신·증축을 허용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발표한 '대학시설 도시계획 지원방안'은 대학 내에 혁신성장구역이 지정되면 운동장이나 녹지에 해당 되는 용적률만큼 다른 구역에 건물을 지을 수 있도록 해 최대 53만㎡ 연 면적의 건축물을 늘리겠다는 구상이다. 서울 시내 54곳 대학 중 20곳은 자연경관지구에 입지해 있는데 이 역시 주변 영향이 적은 경우는 현행 7층이 아닌 더 높게 올릴 수 있도록 규제를 해제키로 했다.
서울시는 '미래 인재 양성과 산학협력 공간 확대'에 초점을 두고 이번 정책을 추진키로 했다.
2021학년도를 기점으로 대학 신입생모집 정원이 입학 가능 인원을 넘어섬으로써 대학마다 신입생 모집에 비상이 걸린 상황에서 이번 서울시의 조치는 비수도권 대학에는 또 다른 위기로 다가온다.
취업에 유리한 서울 지역 내 대학의 선호로 인해 비수도권 대학은 갈수록 신입생 충원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올해 3월 기준 대학들이 채우지 못한 신입생 정원은 3만1143명(전체 6.7%)인데, 이 중 72%인 2만2447명이 비수도권 지방대에 집중됐다. 이번 서울시의 정책으로 창업 및 기술개발 산학 협력이 강화된다면 서울 대학 선호도가 더 높아질 수 있다. 또한, 서울 대학에 각종 첨단기술 분야를 중심으로 창업 및 연구개발 관련 시설 및 교육 프로그램 사업에 막대한 재원이 투입될 수 있다.
윤석열 정부는 수도권 대학의 지방 이전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어 서울시의 이번 대학 지원 정책은 공감을 얻기 힘들다. 얼마 전 윤 대통령의 복심으로 불리는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대기업 3~5곳과 명문대, 특목고를 묶어 지방에 이전해야 한다는 소신을 밝히기도 했다. 지방시대 경쟁력을 위해서는 서울지역 나아가 수도권 대학의 지방 이전 필요성이 크다는 입장을 밝혀 주목을 받았다.
지역 대학 한 관계자는 "지자체가 자기 지역 대학을 지원하는 것에 대해 뭐라고 할 수 없지만, 국가적으로 균형발전을 위해 지역 인재를 키우고 지역대학 경쟁력을 높이는 상황에서는 상충 되는 부분이 크다"면서 "서울에서 대학의 규모를 키우기 보다는 지역으로 이전할 수 있는 지원을 하고, 지역 대학의 경쟁력을 높이는 게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상문 기자 ubot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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