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사면을 앞둔 정부의 준비과정에서 이 같은 정황이 포착된 데 따른 것이다. 다만, 사면은 대통령의 고유 권한이라는 점에서 권 전 시장의 특사 명단 최종 포함 여부는 결국 윤심(尹心)에 달렸다고 할 수 있다.
여권에 따르면 특사 명단의 심의·의결을 위한 국무회의를 윤 대통령이 아닌 한덕수 국무총리가 주재하는 쪽으로 물밑 준비가 이뤄지고 있다. 통상 정치인이 여럿 포함되면 총리가 국무회의를 주재해 왔다는 후문이다.
이번 특사의 특징을 보여주는 '컨셉트'의 경우 미리 정해놓기보다 특사 대상을 먼저 결정한 뒤 거기에 맞춰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시점은 오는 28일께가 가장 유력해 보인다. 하루 전인 27일 오전 정례 국무회의 의결 후 당일 오후 발표하고 다음 날 0시 사면이 시행될 것으로 보인다.
충청권의 관심은 권 전 시장의 특사 명단 포함 여부다. 권 전 시장은 2017년 11월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징역 6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아 대전시장직을 상실했다. 2021년 성탄절 특사 또는 올 3·1절 특사에 포함될 것이란 기대가 나왔지만 법무부가 기준에 부합하지 않아 사면 대상에서 누락됐었다.
법무부는 당시 선거사범 사면대상 기준으로 제18대 대통령선거, 제6회 지방선거, 제20대 총선 선거사범에 대해선 피선거권 제한기간 등을 고려, 벌금형을 선고받은 자로 밝힌 바 있다. 징역형을 받은 권 전 시장은 이에 해당되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이번에 정치인 대거 사면 기대감이 나오면서 권 전 시장의 포함 가능성이 다시 모락모락 나오는 것이다. 특히 최근 일부 조사에서 40% 선을 회복한 지지율은 폭넓은 특사에 대한 윤 대통령의 정치적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한편, 권 전 시장은 2017년 대법원 판결과 동시에 피선거권(10년)까지 박탈해 정치적 야인(野人)으로 지내오고 있다. 이번에 사면대상에 포함된다고 해도 사실상 공직 선거출마의 길은 막혀 있는 셈인데, 정치권 재등판 기회까지 회복하려면 복권까지 돼야 한다.
서울=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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