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대전시당. |
이번 위원장 인선이 2년 뒤 22대 총선과 맞물려있고 지역 보수진영 재편의 시작점이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당내에선 후보들의 기본 품평부터 결과 예측, 당협 운영 방향까지 다양한 의견이 나오는 중이다. 공모가 진행 중인 사고 당협은 동구와 유성구 갑·을, 대덕구 4곳이다. 최종 결과는 내년 1월 중 발표될 전망이다.
정치적으로 가장 관심을 끄는 곳은 동구다. 지원자(5명)가 몰리기도 했지만, 정가에선 윤창현 국회의원과 한현택 전 동구청장의 이파전으로 보는 시선이 다수다. 지역구 정착을 노리는 비례대표 국회의원과 재선 구청장을 지낸 지역인사 간의 대결 구도가 흥미롭다.
윤창현 의원에게 당협위원장은 동구 정착을 위한 첫 단계다. 이미 그는 동구 삼성동에 사무실을 얻고 활동폭을 넓히고 있다. 와신상담 중인 한현택 전 청장에게도 당협위원장은 재기의 발판으로 삼기에 손색이 없다. 이들은 2년 뒤 총선에서 후보직을 놓고 맞붙을 가능성이 커 이번 위원장 공모가 전초전이나 다름없다.
당협위원장을 누가 차지하느냐에 따라 갈리는 정치적 상황도 관심을 끄는 부분이다. 윤창현 의원은 이장우 대전시장과 사실상 '정치공동체'로서, 당협위원장에 오를 경우 두 사람 모두 영향력을 더욱 극대화할 수 있다. 반면 대척점에 있는 한현택 전 청장이 위원장직을 따내면 세력 재편이 불가피해 윤창현 의원과 이장우 시장의 정치적 힘은 반감될 수밖에 없다.
대덕구는 다소 어수선한 모습이다. 터줏대감이던 정용기 전 국회의원이 한국지역난방공사 사장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상황이 정리되지 않은 탓이 크다. 특별한 안내나 조치 없이 집주인이 비게 된 상황인데, 온갖 '설'만 무성하더니 조정현 전 바른정당 당협위원장만 공모에 응했다.
당내 시선은 엇갈린다. 일단 당협위원장을 이번에 굳이 인선하지 않아도 된다는 의견이 있다. 우선 내부 교통정리가 필요하고 최충규 대덕구청장이 국민의힘 소속인 만큼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반대로 당협위원장 자리를 오래 비워둘 수 없다거나, 새판짜기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유성구 갑·을은 적임자 논쟁이 한창이다. 갑의 경우 최종 지원자는 5명이었지만, 이은창 전 유성구의원이 면접에 불참해 장능인 전 인수위 지역균형발전특위 대변인과 김문영 전 유성구을 당협위원장, 진동규 전 유성구청장, 여황현 전 대전시공무원 노조위원장 간 4파전이다. 을은 정상철 전 충남대 총장이 단독 응모했다.
국민의힘 인사들은 후보들의 장단점을 짚고 서로 적임자를 꼽고 있다. 적격자가 아예 없다는 박한 평가도 적지 않다. 당내에선 6월 지방선거에서 민주당 텃밭이나 다름없던 유성 공략 가능성을 엿봤다는 점에서 위원장 인선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여론이 형성돼있다. 다만 대덕구와 달리 유성구청장이 민주당 소속이다 보니 조직 관리 차원에서 빠른 위원장 임명이 필요하단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모 인사는 "당협위원장 자리가 내후년 총선 공천으로 바로 이어지는 법은 없지만, 지역조직을 관리한다는 측면에서 우위를 점하는 건 사실"이라며 "새로운 당협위원장을 중심으로 지역 정치구도도 재편될 것으로 보여 이번 위원장 인선에 다들 관심을 많이 쏟고 있다"고 말했다.
송익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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