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시·도 교육감 간담회가 열린 11월 24일 청주 그랜드플라자 호텔 정문 앞에서 시민단체가 피켓 시위를 하는 가운데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맨 오른쪽)이 시위대 앞을 지나가고 있다. 사진은 연합 |
이 부총리는 12월 1일 한 언론 인터뷰에서 교원 양성시스템에 대해 "교사들에게 변화의 동력을 주기 위해 교대와 사범대를 전문대학원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교대·사대를 없애고 로스쿨 방식의 교원전문대학원을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문재인 정부 시절에도 논의됐지만, 교대 등의 반발로 무산된 만큼 실제 추진될 경우 큰 파장이 일어날 수 있다. 학생 수가 줄면서 교대·사대를 나와도 갈 곳이 없는 '임용 적체' 현상은 해마다 심각해지고 있다. 교대·사대 구조조정을 서둘러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배경이다. 이런 이유로 과거 충북대와 청주교대, 충남대와 공주교대 등에서 통합 논의가 나왔지만 교대 측의 강한 반발로 무산된 바 있다. 이 부총리는 지역대학 회생을 위한 패키지 계획을 조만간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계획에는 재정지원 방식의 변화와 대학 규제개혁, 한계대학 퇴출을 포함한 대학 구조개혁 방안이 포함된다. 이 부총리는 "모든 사립대를 다 살리지는 못한다. 대학이라고 부르기 어려울 정도로 황폐화된 대학들은 빨리 정리해 국고에 환수하거나 지자체가 활용하거나 다른 대학과 연합해 활용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교육부는 지자체에 대학 관련 예산과 권한을 상당수 넘기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또한, 초·중등교육에 사용하던 교육세 3조원을 이용해 고등·평생교육지원특별회계를 만들려고 추진 중이다.
이처럼 윤 정부가 대학 개혁에 힘을 쏟는 것은 학령인구 감소가 심각하기 때문이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발표한 연구보고서 '사립대 재정운영 현황 분석'을 보면 지난해 전국 156개 사립대의 실질 운영수익은 14조5251억원, 운영비용은 14조6806억원으로 1555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사립대들은 2016년까지 매년 흑자를 냈지만 2017년 2066억원 적자로 돌아선 뒤 지금까지 5년 연속 손해를 보고 있다. 학령인구가 감소가 지속되는 만큼 대학들의 어려움이 가중될 수 밖에 없다.
지역 대학들도 경쟁력 갖추기에 힘쓰고 있다. 충남대와 한밭대는 통합을 위한 준비 작업이 한창이고, 배재대는 외국인 유학생 유치에 공을 들이고 있다.
지역대학 한 관계자는 "지역 발전의 큰 축은 지역 대학이다. 양질의 인력을 양성해 지역 산업 발전의 동력을 높이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라면서 "대학에 대한 개혁 정책을 추진하는 것은 좋지만, 충분한 의견 수렴을 통해 추진해야 문제가 없을 것이다. 특히 지역 대학에 대한 고려들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상문 기자 ubot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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