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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의 가파른 대치는 물론이고 각 지역별 '쪽지 예산'이 난무하는 전쟁터나 다름없는 예산국회에서 충청 여야가 제 몫을 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27일 국회 예결특위에 따르면 예산안조정소위(예산소위)는 오는 28일 정무위·국토교통위·운영위 소관 부처 예산안에 대한 감액 심사를 진행한다.
다음달 2일까지인 예산안 처리 법정시한 앞 30일 예결위 전체회의에서 예산안 의결을 위해 속도를 내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여야가 각각 '윤석열표', '이재명표' 예산의 방어·삭감을 둘러싸고 샅바 싸움을 벌이고 있어 예산안 처리 시기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일각에선 법정 기한은 물론 정기 국회가 끝나는 같은 달 9일까지도 이를 장담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올 정도다.
충청권으로서도 일각(一刻)의 방심도 허락할 수 없는 때다.
사실상 예산안 최종 확정단계인 예결특위 의결을 대기 중인 지역 핵심 현안 예산은 세종의사당 토지매입비 700억원 대통령 세종 제2집무실 설계비 10억 2700만원, 방위사업청 대전이전 예산 210억원 등이 대표적이다.
세종의사당 토지매입비와 방사청 대전이전 예산은 단 1원이라도 감액 없이 예결특위를 통과해야만 한다.
세종집무실 예산은 상임위 전체회의 의결 기존 41억 원에서 대폭 삭감된 바 있어 증액이 시급하다.
충남에선 육군사관학교 이전을 위한 용역비 5억원 확보, 충북은 1200억원이 반영돼 있는 충청내륙고속화도로 건설사업비 980억원 추가 증액이 발등의 불이다.
예결특위 예산소위는 보수, 진보 등 정당별 논리보다는 지역적 프레임이 작용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현안 예산을 챙기기 위해 충청권은 물론이고 영호남, 수도권 등 각 지역 정치권의 이해관계가 충돌하기 때문이다.
예산소위 단계에서 여야가 합의하지 못한 예산은 '심사 보류' 딱지가 붙은 채로 여야 간사 간 협의체로 넘어간다.
'소(小)소위'로 불리는 이 협의체는 여야 예결특위 간사와 기재부 등이 모여 예산안 증·감액 규모를 최종적으로 확정하는 단계다.
예산소위와 달리 법적 근거도 없고 외부에 협의 내용이 전혀 공개되지 않아 사실상 '깜깜이'로 불린다. 자칫 방심하다가는 충청 현안 예산이 한 순간에 감액될 우려가 있는 것이다.
지역 예산을 지키기 위한 충청 여야의 전력투구가 필요한 대목이다.
집권여당 당권을 쥐고 있는 정진석 국민의힘 비대위원장과 국회의장 출신 더불어민주당 박병석 의원 등 중진들의 역할이 시급하다.
한편, 충청권에선 예산소위에 국힘 장동혁 의원(보령서천)과 민주당 홍성국 의원(세종갑)이 포함돼 있다.
예결특위 전체적으로는 민주 문진석(천안갑), 박영순(대전대덕), 국힘 박덕흠(보은옥천영동괴산) 의원도 포진하고 있다.
서울=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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