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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가 파업에 돌입하기 하루 전인 23일 대전 한 건설현장 관계자는 한숨을 내쉬며 우려의 목소리를 나타냈다. 화물연대가 24일 0시부터 무기한 총파업을 예고해 공사일정 등 차질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혹한기를 앞두고 공사가 한창인 건설업계가 화물연대 파업으로 된서리를 맞았다. 화물연대가 지난 6월에 이어 안전운임제 일몰 폐지 등을 놓고 정부와 대립각을 세우고 있어서다. 화물연대는 올해 말 예정된 일몰을 폐지하고, 적용 대상 품목 확대를 촉구하며 파업을 강행하겠다는 입장이다. 정부는 안전운임제 3년 연장에 강경한 태도로 맞대응해 실마리가 보이지 않고 있다.
건설업계는 이러한 상황을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원자잿값 폭등과 부동산 침체, 금리 인상 악재에 이어 화물 길까지 막히면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역 공사현장들은 이번 주를 고비로 보고 있다.
비축해둔 자재 물량이 최대 3일 이후에는 대부분 소진돼 손을 놓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지역의 건설사 공사부장은 "화물연대 파업이 당장 피부로 느껴지진 않지만, 앞으로가 문제"라며 "자잿값 인상 등으로 많은 물량을 받진 못했지만, 미리 주문한 자재가 있어 2~3일은 버틸 수 있다. 이전에도 정상화가 된 만큼 화물연대 움직임을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레미콘업계도 사정은 비슷하다. 시멘트 벌크 트레이너(BCT) 차량 운행 중단으로 공급 자체를 받을 수 없는 처지에 놓였다.
대전세종충남 레미콘조합 관계자는 "일단 오늘까지 시멘트가 공급이 될 텐데 최대한 많이 받아 놓으면 3일 정도를 사용할 수 있다"면서 "파업이 장기화하면 이전처럼 정상 조업이 불가능하다"고 전했다.
업계는 화물연대 요구는 사업주의 '경영'까지 관여하는 처사라 지적한다. 운송비는 물론 부대 사항 등은 경영에 간섭 할 수 도 있다는 것이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운송비를 더 올려달라는 건데 인상을 해주면 또다시 번복한다. 이뿐 아니라 경영에 간섭할 수 있는 내용이 부대 사항으로 포함돼 있다"며 "개인사업자인 본인들조차 다른 사업에 관여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박병주 기자 can7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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