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에 없는 '학생인권조례'…지역 단체들이 주민발안 나서

대전학생인권조례제정운동본부 22일 대전교육청 앞서 주민발안 선포식 진행
올해 12월부터 내년 5월까지 서명 운동… 본부 "시민 호응 위해 전력 다할 것"

22일 대전학생인권조례제정운동본부(이하 본부)는 대전교육청 앞에서 '대전학생인권조례 제정을 위한 주민발안 선포식'을 진행했다. 사진=본부 제공

대전에 없는 '학생인권 조례'를 제정하기 위해 지역 단체들이 나섰다.

대전학생인권조례제정운동본부는 해당 조례안을 주민 발안하기 위해 학생인권 조례 문안을 검토 확정하고 12월부터 내년 5월까지 서명운동을 진행한다.

대전학생인권조례제정운동본부(이하 본부)는 22일 대전교육청사 앞에서 '대전학생인권조례 제정을 위한 주민발안 선포식'을 진행했다. 본부는 두발, 복장, 용모에 관한 규제 등으로 인해 학생들의 인권이 보장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10년 넘게 학생인권 조례가 제정될 수 있도록 노력했지만, 아직 답보 상태에 머물러 있다고도 했다.

결국 학생인권 조례를 제정하기 위해 직접 주민 발안에 나선다.

주민 발안은 주민이 조례안을 작성해 청구하는 제도다. 시민(청구자)이 조례안을 작성한 후 일정 인원의 서명을 수집하면, 지방의회에서 1년 이내 심의·의결해야 한다. 주민 조례 발안을 위한 필요한 서명 요건도 있다.

본부는 10월 대전학생인권조례 문안을 검토 확정했다. 조례제정청구인대표로 이병구 본부 상임집행위원장을 선임하고 기본실무팀을 구성했다. 서명은 대전의 경우 약 8200명에게 서명을 받아야 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본부는 "머리 모양, 옷 모양 등을 통제하는 것이 아이들 성적과 아무런 상관이 없다는 것을 모두 안다"며 "인권이 보장되는 학교를 만들기 위해 부모들과 지역사회가 발 벗고 나서 주시길 호소드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전 학생인권 조례 제정은 불쾌한 기억의 '통제 억압의 학교문화와 단절하고 민주주의와 인권이 활짝 피는 학교문화'를 만들어 가기 위한 첫발 떼기"라며 "조례제정 청구인 숫자는 8200명 선이지만, 직접 서명과 온라인 서명을 합해 이 기준선보다는 압도적으로 많은 시민이 호응을 만들어 내기 위해 전력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정섭 전교조 대전지부장도 "일부 교권 침해 사례를 접하면서 학생인권 조례 탓으로 돌리는 사람들이 있지만, 그런 논리라면 조례가 없는 대전이나 대구 등에선 교권 침해가 발생하지 않아야 한다"며 "학생 인권과 교권은 천적 관계가 아니며, 학생이 차별받지 않을 권리를 누리고 체계적인 인권교육을 받아 성장할 때 교권도 높아진다"고 했다.
김소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