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9시 1분께 용산 대통령실 청사 1층에 도착한 뒤 곧장 집무실로 향했다. 앞서 대통령실은 평소 출근길 문답이 진행되던 청사 1층 로비에 나무 합판으로 만든 가림막을 전날 세워 도어스테핑 중단 전망을 낳았다.
대통령실 대변인실은 윤 대통령 출근 직전 오전 8시54분 언론 공지를 통해 "21일부로 도어스테핑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유에 대해선 "최근 발생한 불미스러운 사태와 관련해 근본적인 재발 방지 방안 마련 없이는 지속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며 "도어스테핑은 국민과의 열린 소통을 위해 마련됐다. 그 취지를 잘 살릴 수 있는 방안이 마련된다면 재개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설명했다.
대통령실이 언급한 '불미스러운 사태'란 지난 18일 출근길 문답에서 MBC 기자가 윤 대통령에게 'MBC 전용기 탑승 배제'와 관련해 공세적인 질문을 던지고 대통령 퇴장 후 해당 기자와 대통령실 비서관 간 공개 충돌한 일이다.
윤 대통령은 취임 이튿날인 지난 5월 11일 첫 도어스테핑을 시작으로 이달 18일까지 모두 61차례에 걸쳐 기자들과 즉석 문답을 이어왔다. 윤 대통령이 출근길에 기자들과 대화를 나눈 시간은 총 3시간 23분에 달했다. 짧게는 10초, 길게는 10분씩, 그날그날의 현안에 대해 평균 3분 20초 남짓의 질의응답을 주고받았다.
여야는 'MBC 기자-비서관 공개 설전' 사태 여파로 도어스테핑이 중단된 것을 둘러싸고 격하게 충돌했다. 국민의힘은 MBC가 가짜뉴스를 퍼트린 것이 도어스테핑 중단까지 이르게 한 원인이라며 대통령실 엄호에 나선 반면 야당은 대통령실이 언론 탓을 하며 '좀스러운 대응'을 하고 있다며 맞불을 놨다.
국민의힘 박정하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도어스테핑 잠정 중단은 MBC가 초래한 것"이라며 "MBC는 공영방송이지만 지금까지 일련의 모든 논란에도 사과 한마디조차 없다"고 비판했다. 성일종 정책위의장은 KBS 라디오에서 해당 MBC 기자에 대해 "난동 수준"이라고 보탰다.
민주당의 반응은 180도 달랐다. 안호영 수석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에서 도어스테핑 잠정 중단 조치 결정을 "참 권위적인 발상이고 좀스러운 대응"이라고 비판했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대통령실이 도어스테핑 장소에 가림막을 설치한 것을 거론하면서 "차라리 땅굴을 파고 드나드십시오"라며 "MBC 기자가 그렇게 두렵습니까? 덩치는 남산만 한데 좁쌀 대통령이라는 조롱이 많다"고 꼬집었다.
서울=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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