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17일 대전시청에서 교육행정협의회가 진행됐다. 왼쪽부터 이장우 대전시장, 설동호 대전교육감 모습. 사진=대전교육청 제공 |
유아교육비 지원 대상에 공립유치원 학부모들은 제외된다는 점에서 자체적으로 공립에 투자해 평등한 지원을 하겠다는 구상이다.
대전시와 대전교육청은 17일 오후 3시 진행된 교육행정협의회를 통해 유아교육비 지원 문제를 합의했다.
사립유치원 교육비는 대전시와 교육청이 5대 5로 분담하고, 어린이집은 대전시가 100%, 공립유치원은 교육청이 100% 지원하는 게 주된 골자다.
공립유치원 지원도 대전시와 분담할 것을 요청했으나, 결국 대전교육청이 독자적으로 지원을 추진한다.
2023년 지원금을 받게 될 공립유치원 원아는 4000여 명으로 추산하고 있다. 소요 예산은 약 50억 원이 투자될 것으로 보고 있다. 본예산에 편성되지 않았지만, 추경 등을 통해서라도 일정에 차질 없도록 하겠다는 게 교육청 입장이다.
대전교육청 관계자는 "사립유치원뿐만 아니라 공립유치원도 같이 지원해 5대 5로 분담하자고 제안했지만, 대전시에서 그 부분은 어렵다는 답이 왔다"며 "교육청 입장에선 공립유치원도 평등하게 지원돼야 한다고 보기 때문에 자체적으로 예산을 세워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논란 끝에 대전시와 교육청이 합의를 마쳤지만, 과제는 여전하다.
사립유치원 지원이 이뤄지면 일부 유치원에선 특성화 프로그램을 늘리는 방식으로 이윤 추구에 나설 가능성이 있는 만큼, 교육청이 이를 제재할 수 있는 행정절차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전교조 대전지부는 "대전교육청은 학부모 부담 교육비 상한선을 설정하는 강력한 행정 조치에 나서야 마땅하다"며 "상한선을 지키지 않으면 교육비 지원을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게다가 교육청이 공립유치원 학부모에게도 동일하게 유아교육비를 지원하지만, 활성화가 될지는 미지수다. 약 50억 원이라는 예산을 투입해 체험 활동, 통학버스 차량 지원 등에 나서지만, 학부모들의 마음을 돌리기란 쉽지 않을 거란 시각이 적지 않다.
유아교육계의 한 관계자는 "그동안 학부모들이 공립유치원을 보내지 않았던 이유는 체험 활동, 차량 미운행 등과 같은 단순한 사안이 아니었을 거란 생각이 든다"며 "아이들이 점점 없어지는 상황에서 교육청이 선제적으로 수요자 맞춤 중심 교육을 펼치지 않았기에 취원율이 전국 최하위에 머무르고 있었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선 각고의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김소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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