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아교육비 지원]왜 갈등 일어났나…조례 제정 전부터 시끌

조례 제정 전 "시기상조" vs "통과돼야" 의견 팽팽
제정 이후에도 대전시-교육청의 지원금액 등 이견

전교조 대전지부가 9월 26일 대전시의회 앞에서 유아교육비 지원 조례안 통과 반대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전교조 대전지부

사립유치원 학부모들이 9월 26일 대전시의회 앞에서 유아교육비 지원 조례 통과를 위한 성명서를 낭독하고 있다. 사진=사립유치원 학부모 제공

우여곡절 끝에 대전 유아교육비 지원 관련 조례안이 통과됐지만, 교육계 내 찬반 여론은 여전하다.

사립유치원에 유아교육비가 지원되면 공립유치원은 더 소외될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 있는 반면, 무상교육을 실현하기 위해서라도 사립유치원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는 의견이 맞서고 있다.

이러한 찬반 여론은 대전시의회 조례가 만들어질 때부터 시작됐다.

대전시의회는 앞서 9월 '대전교육청 유아교육비 지원 조례(교육위원회)', '대전시 유아교육비 지원 조례(복환위원회)'를 각각 입법 예고했다. 해당 조례안은 유아교육법 제24조 무상교육 실현과 유아학습권 보장 및 유아교육 활성화를 위해 도입됐다. 정부는 '유아교육법'에 따라 사립유치원은 35만 원, 국공립유치원은 15만 원을 지원하고 있다. 관련 법령으로 인해 국공립유치원은 무상교육이 실현됐고 대전시의회 조례안은 사립유치원과 어린이집 지원 내용을 담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교육위는 정부에서 '유보통합(유아교육·보육)'을 논의 중인 만큼, 추진 상황에 맞춰야 할 필요성이 있다며 부결했다. 반면 복환위는 부결하지 않았고, 본회의에서도 통과돼 조례가 제정됐다.

조례 제정 심의 때 본회의 전날까지도 공립·사립유치원 관계자들의 시위가 이어지기도 했다.

전교조 대전지부는 9월 26일 시의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며 "대전은 여건이 미흡하고 공론화 과정이 필요하므로 (조례안 통과는) 심사 숙고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립유치원 학부모들도 같은 날 성명 통해 "사립유치원에 다니는 학부모들만 교육비를 부담하는 건 적절치 않으며 차별 없는 평등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갈등은 조례가 통과된 이후에도 이어졌다.

어린이집 교육비 지원은 대전시에서 100% 부담한다. 유치원의 경우 대전시와 교육청이 분담해 예산을 투입해야 한다. 지원 금액, 예산 분담 등을 대전시와 교육청이 합의해야 하나, 두 기관의 이견이 이어지고 있다.

대전시는 유치원 학부모에게 13만 원, 어린이집 학부모에겐 9만 원을 지원하고, 예산은 대전시와 교육청이 4대 6으로 분담해야 한다는 내용을 제시했다.

그러나 교육청은 전체 유아 대상이 아닌 만 5세 아이에게 시범적으로 운영하며 단계적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예산 분담 비율 또한 조정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진다.

두 기관의 의견이 합의되지 않아 10월 계획됐던 교육행정협의회가 연기 됐으며, 현재 협의회는 11월 중순으로 계획하고 있다.
김소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