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유일의 성씨 테마공원인 뿌리공원에서는 2008년부터 매년 가을에 효 문화 체험 축제가 열리는데 올해는 벌써 제13회이다.
10월7일 금요일부터 10월9일 일요일까지 3일간에 다양한 체험 및 공연이 준비되어있어 아이와 함께 가보기로 했다.
그런데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일요일 아침에 일어나보니 날이 어둠침침하고 비도 주룩주룩 내리고 있었다. '이런 날씨에 어떻게 가지... 체험 프로그램도 다 취소하겠다.'고 생각해서 안 가려고 했는데 아이가 너무 실망할 것 같았다.
사실 코로나 때문에 3년 동안 행사나 축제를 거의 가본 적 없기 때문에 아이가 실망하지 않게 함께 우산 쓰고 길에 나섰다.
하지만 생각과 달리 사람들이 의외로 많았다.
버스에 내리자마자 행사에 참가하는 인파와 관광버스로 길이 붐볐다.
뿌리공원에 들어가는 길은 차량진입을 통제됐고 입구에 들어가서 첫 번째 체험은 전통모자 만들기가 있었다. 안내를 따라 접고 끼고 하니까 전통모양 모자가 금방 만들어졌다.
아이가 신나서 모자를 쓰고 사진 찍고 나와서 이제 모자가 있으니까 우산도 필요 없겠다고 하면서 빗속을 걸어다니며 행사를 구경하였다.
길에는 소상공인 플리마켓과 체험부스존이 많이 있었다. 비가 와서 그런지 간혹 비어있는 자리도 있었지만 그래도 생각 보다는 꽤 많이 판매하고 있었다.
전통과자, 농산물, 된장, 떡, 갈비, 반찬, 막걸리까지 다양한 음식들이 있었는데 우리 아이가 엿장수를 보고 발걸음을 멈췄다.
한 점 먹어보더니 딱딱하지도 않고 적당히 말랑말랑하며 달콤하면서도 고소하다며 엿을 사달라고 하여 우리는 두 봉지를 구입하였다.
VR를 좋아하는 우리 아이는 바로 달려가서 줄을 섰는데 다행히 사람이 많지 않아 바로 체험을 할 수 있었다.
VR를 통해 역사 속으로 돌아가 독립운동가가 되어보기도 했다.
화면에서'대한민국 만세'라는 글자도 써서 꾸몄다. 그 자리에서 바로 아이가 직접 꾸민 화면을 스티커로 출력해서 주셨는데 아주 좋은 기념품을 얻은 것 같다.
뿌리공원 안에서는 공연이 한참 하고 있었다. 빗속에도 빈자리가 거의 없고 서서 보는 사람들도 많았다.
성씨 액세서리 만들기, 캐릭터 퍼즐 맞추기, 손거울 만들기 등등 체험 활동들이 많았는데 사람들이 너무 많고 우리는 미리 예약하지도 않았고 늦게 오는 바람에 체험하지 못했다.
뿌리공원 온 김에 한국족보 박물관도 참관했다.
그 동안 코로나 때문에 거의 올 때마다 문을 닫았었는데 오랜만에 구경을 많이 한 것 같다.
저녁시간이 되니 아이가 출출하다고 하여 주차장 쪽에 있는 먹거리 장터로 향했다.
거기에는 홍어회, 인산튀김, 한우소국밥, 내장국, 짜장, 탕수육, 부추전, 육게장, 치킨, 핫도그 등대전에 있는 모든 식당들이 다 여기에 모여 있는 것 같았다.
약주를 드시면서 노래를 부르는 아저씨, 큰 소리로 한우갈비를 싸게 판다고 외치는 아가씨, 오순도순 둘려 앉아 음식을 먹고 있는 가족과 연인들, 아직 뭘 먹을지 정하지 못하고 헤매는 사람들로 시끌벅적했다. 아이가 닭강정을 먹고 싶다고 해서 같이 닭강정을 나누어 먹고 탄산음료 대신 슬러시 한 컵씩 먹었다. 닭강정과 슬러시의 조합으로 너무 행복한 저녁시간이었다.
밤늦게 불꽃축제도 진행되는데 보지 못하고 집으로 아쉬운 발걸음을 돌렸다.
매우 즐겁고 만족한 하루였으며 대전 효 문화 뿌리축제, 내년에 또 오고 싶다.
소옥형 (중국) 명예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