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충북 한국교원대에서 열린 '2022 개정 교육과정' 총론 시안에 대한 공청회 |
총론의 주요 내용으로 뽑힌 생태 교육과 노동교육과 관련 진보와 보수단체 간 각각 다른 방향으로 시안 수정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10일 교육계에 따르면 8일 충북 청주시 한국교원대에서 열린 '2022 개정 교육과정' 총론 시안에 대한 공청회에서는 국민참여소통채널을 통해 받은 국민 의견을 반영한 뒤 각 교과 연구진들이 수정한 시안이 공개됐다. 교육과정은 수업에서 배우는 최소한의 내용을 담은 일종의 '가이드라인'으로 향후 교과서 집필에 영향을 미친다.
우선 2024년 초등학교 1, 2학년부터 단계적으로 적용되는 '2022 개정 교육과정' 총론을 일단 기존 시안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교육과정에 '생태전환 교육'과 '노동 교육'을 포함 시켜 달라는 의견은 반영되지 않았다.
다만, 중학교 정보교과 수업 시수를 '68시간 이상'으로 명시하는 방안은 추가 의견을 수렴해 반영 여부를 검토할 방침이다. 연구진은 "공통적이고 일반적인 방향과 기준을 제시하는 총론의 성격을 고려해 압축적이고 가치중립적으로 서술한 현재 시안을 유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교과별 교육과정에서 관련 내용을 다루기 때문에 보편적인 내용을 압축적으로 명시한 총론에서는 해당 표현이 빠졌다는 것이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등 진보 단체들은 문재인 정부 시절인 지난해 11월 교육부가 2022년 개정 교육과정 총론 주요사항에 '환경·생태교육, 민주시민교육 및 일과 노동에 포함된 의미와 가치 등을 교육목표에 반영하는 방안을 검토한다'고 밝혔는데, 윤석열 정부가 들어선 후 지난 8월 공개한 교육과정 시안에는 관련 내용이 사라진 점을 비판하고 있다.
앞서 전교조 대전지부는 '교육과정 퇴행'을 당장 멈추라는 논평을 통해 이미 교육과정 총론 시안에 포함된 핵심 가치인 '노동' '생태전환', '민주시민' 교육 필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전교조 대전지부는 "학교 교육과정은 흐르는 강물을 거꾸로 거슬러 오르는 연어가 아니다"라며 "정권이 바뀌었다고 해서, 이미 교육과정 총론 시안에 포함된 핵심 가치인 '노동', '생태전환', '민주시민' 교육을 빼는 것은 역사의 수레바퀴를 거꾸로 되돌리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교육부는 국민참여소통채널로 의견을 더 수렴해 시안을 보완하기로 했다. 이후 교육부 행정예고, 교육과정심의회, 국가교육위원회의 심의·의결을 거쳐 최종안을 마련하고 오는 12월 교육부 장관이 고시한다.
박수영 기자 sy87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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