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에 우수 인재 수도권 쏠림, 수년간의 등록금 동결은 지역대학이 당면한 대과제다. 이 문제는 수도권이 아닌 지역대학일수록 더욱 더 중요하다. 이런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지역 대학들은 저마다 정원 축소를 비롯해 학과 통폐합, 대학 간 통합 등 다양한 '생존 플랜'을 모색하고 있다. 여러 논의가 이어지고 있으나 결국 핵심은 현실화다.
이에 중도일보는 위기의 지역 국립대학이 처한 현실 속 혁신의 한 방법으로 떠오른 대학 간 통합 문제에 대해 필요성, 국내외 통합 사례, 지역 실패 과정, 성공 방향 등을 기획시리즈를 통해 다룬다. <편집자 주>
[지역 국립대 통합 어떻게 볼 것인가]
6. 학생 등 구성원 반발 해결책은
충남대와 한밭대 통합 논의가 수면 위로 올라왔지만, 구성원 등의 반발은 풀어야 할 숙제다.
인구 절벽에 따른 대학의 구조적 위기에 대비해 대학 간 통합이 새로운 방안으로 떠오른 만큼, 두 대학 구성원들의 합의가 관건으로 떠오른 것이다.
실제로 경남 진주시에 위치한 경상대와 경남과학기술대는 지난해 3월 '경상국립대학교'로 통합 출범을 완료했다. 2017년 최초 통합 논의가 시작된 지 5년 만에 완료한 것이다. 통합을 통해 경상국립대는 학령인구 감소와 사회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 경쟁력을 높였고, 타 국립대 통합 사례와 달리 구성원의 자율적·자발적 의지에 따라 통합을 이뤄냈다는 점이 눈에 띈다.
경상국립대의 통합을 살펴보면, 두 대학은 지난 2017년 3월 교육부의 '국립대학 혁신지원 사업' 공고에서부터 통합 논의를 시작해 각종 연구, 사업, 협상 등 대학통합 추진 기본 계획(안)을 마련하고 2018년 연합단계, 2020년 통합을 위한 본격적인 준비에 들어갔다. 이후 홍보·설명회·공청회 등의 방법으로 구성원들의 목소리를 수렴하고, 대학통합 공동기획위원회, 대학통합 공동추진위원회 의견조사 등을 진행했다.
당시 두 대학 통합 세부실행계획서를 보면, 계획은 두 대학을 모두 폐지하고 새로운 대학을 설립하는 1대1 방식의 통합 형태를 띄고 있었다. 물론 반대 여론도 적지 않았다. 당시 경상대가 경남과기대를 흡수 통합 방식으로 추진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경남과기대 총학생회, 교수, 시민단체 등에서도 통합 반대를 주장하기도 했다. 유사 중복학과에 대한 협의도 순탄치 않았다.
이들 대학은 당시 대상이 된 40여 개의 학과들에 대해 인센티브 논의, 통합 이후 예산 지원 등을 통해 우선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충남대와 한밭대 역시 지역사회의 공감대 형성을 비롯해 대학 구성원들의 의견이 충분히 수렴돼야 한다는 의견이다. 교수, 학생 등 구성원들의 이해와 동의 없이 추진될 경우 통합을 통한 시너지 효과는 커녕 부작용만 생길 수 있는 만큼 구성원들의 공감대 형성이 선행돼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충남대 교수회는 9월 19일부터 22일까지 3일간 한밭대와 통합논의를 시작에 대한 동의 여부를 묻는 찬반투표를 진행하기도 했다. 투표 결과, 한밭대와의 통합 논의에 대한 찬성이 63.8%로 높게 나왔다. 또 통합 논의와 구체적 모델을 만들어 나갈 시 기초학문의 보호와 캠퍼스별·학문분야별 특성화를 적극 반영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대학 통합에 성공한 대학 측은 통합 과정에서 반대와 갈등을 해소하는 절차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경상국립대 기획처 관계자는 "대학 통합 마무리까지는 상당한 기간과 진통이 불가피하다. 경상국립대 같은 경우 통합에 앞서 설명회를 비롯해 공개토론회를 수 십 차례 열었고, 양 대학이 각 두 차례씩 의견조사, 찬반 투표를 진행했다"며 "통합을 진행하는데 있어 당연히 반대와 갈등이 생길 수 밖에 없는데 그런 부분은 두 대학 총장들이 나서 동창회, 총학생회 간담회 등을 열며, 갈등을 해소하는 방향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박수영 기자 sy87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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