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은 국공립유치원 취원율이 전국 최저인 상황에서 사립유치원을 지원하는 건 교육 격차를 더욱 심화시킬 수 있다는 것.
22일 지역 교육계에 따르면 최근 대전시의회 교육위원회, 복지환경위원회는 각각 '대전교육청 유아교육비 지원 조례', '대전시 유아교육비 지원 조례'를 입법 예고했다.
해당 조례안은 '유아교육법' 제24조 무상교육 실현과 유아학습권 보장 및 유아교육 활성화를 위해 유아교육비 지원에 필요한 사항을 규정하기 위해 도입됐다.
정부는 '유아교육법'에 따라 사립유치원은 35만 원, 국공립유치원은 15만 원을 지원하고 있다. 관련 법령으로 인해 국공립유치원은 무상교육이 실현됐고 대전시의회의 조례안은 사립유치원 지원 내용을 담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일부 교육계에서는 적절치 않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대전지역 유아 공교육이 자리 잡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사립유치원을 지원하는 건 교육격차를 심화시키는 일이라는 의견이다.
전국 17개 시·도별 국공립유치원 취원율(2021년 기준)을 살펴보면, 대전은 전국 최하위다. 대전의 국공립유치원 취원율은 19.3%다. 10명 중 2명만이 국공립에 다니고 있다.
충청권의 국공립유치원 취원율은 세종이 98%로 가장 높고, 충북이 46.9%, 충남이 35.3%다.
전교조 대전지부도 앞서 19일 성명서를 통해 반대 의견을 냈다.
전교조 대전지부는 "국공립유치원에서 시행되고 있는 무상교육을 사립유치원까지 확대하려면, 국공립유치원 취원율이 50% 이상 돼야 한다"며 "대전처럼 취원율이 19%에 머무르고, 충원률마저 72%에 그치는 현실에서, 사립유치원에 지원하게 되면 유아교육 공공성은 무너질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결국 이러한 여론으로 인해 두 위원회 중 교육위원회에 상정된 유아교육비 지원 조례안은 부결됐다.
하지만 복지환경위원회에 상정된 조례안은 통과됐다.
대전교육청 관계자는 "타 시·도 중에서도 사립유치원 지원이 진행되는 곳이 있는데 막대한 예산이 들어가기 때문에 일부 지역은 예산 마련에도 어려움이 있는 것으로 안다"며 "예산 확보 어려움뿐만 아니라, 사립유치원 쏠림이 더 심화할 것이라는 부분도 우려 사안 중 하나일 것"이라고 말했다.
김소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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