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당시 충남대, 공주대, 공주교대가 통합추진 업무협약을 맺은 뒤 포즈를 취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자료> |
여기에 우수 인재 수도권 쏠림, 수년간의 등록금 동결은 지역대학이 당면한 대과제다. 이 문제는 수도권이 아닌 지역대학일수록 더욱 더 중요하다. 이런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지역 대학들은 저마다 정원 축소를 비롯해 학과 통폐합, 대학 간 통합 등 다양한 '생존 플랜'을 모색하고 있다. 여러 논의가 이어지고 있으나 결국 핵심은 현실화다.
이에 중도일보는 위기의 지역 국립대학이 처한 현실 속 혁신의 한 방법으로 떠오른 대학 간 통합 문제에 대해 필요성, 국내외 통합 사례, 지역 실패 과정, 성공 방향 등을 기획시리즈를 통해 다룬다. <편집자 주>
[지역 국립대 통합 어떻게 볼 것인가]
5. 공주대, 충북대 등과 통합 실패 과정
대학의 위기가 이미 10여 년 전부터 예견돼 왔듯이 지역대의 통합론은 꾸준히 제기됐다.
충남대 역시 통합 추진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학령인구 감소 등으로 미달 학과가 속출하고, 지역거점국립대로서 역할 수행도 떨어지면서 대학 간 통합을 통해 경쟁력을 키우는 것이 유일한 선택이었기 때문이다.
충남대는 지난 2004년 충북대, 2005년 공주대와 통합을 논의했지만,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하면서 무산됐다.
이후 2011년에는 공주대와 공주교대와 통합 논의를 진행해 서울대 다음으로 전국 최대 규모의 국립대 탄생을 기대 했지만 이 역시 불발에 그치고 말았다. 당시 지역 국립 대학들은 '세종시 융·복합 캠퍼스 입지계획'을 함께 제출하면서 통합 논의에 불씨를 당겼다. 저변에는 학령인구 감소에 급변하는 교육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처하지 않으면 공멸할 수도 있다는 위기감이 깔려있었다.
이에 지역 국립 대학들은 통합을 추진해 행정중심복합도시에 세종시 글로벌 융복합 캠퍼스 조성에 들어갈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대학본부 위치와 교명, 캠퍼스별 특성화 방안, 학과 통폐합 문제 등의 쟁점을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당시 공주대는 대학본부가 공주캠퍼스에 위치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교명도 새 교명을 만들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반면, 충남대는 대학본부는 세종시에 두고 대학교명은 충남대로 해야 한다고 요구하는 등 각자의 입장이 팽팽하게 맞섰다. 여기에 지역 주민을 비롯해 지역 단체들의 통합 반대 여론도 적지 않아 결국 3개 국립대학의 통합이 무산됐다.
이처럼 충남대와 지역 국립대 간 통합 추진에는 세종시 조성과 함께 '매머드급 연합대학' 출범이라는 큰 그림이 그려져 있었다.
학령인구 감소로 위기를 겪고 있는 대학들이 통합을 통해 행정수도 역할을 할 세종시에서 거점 지역대학으로서의 위상을 높이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었던 것이다.
최근에도 충남대 내부 혁신으로는 위기를 넘어서기엔 한계가 있는 만큼 하나의 생존 전략으로 꼽힌 타 대학과 통합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충청을 하나의 생활권으로 묶는 충청권 메가시티 조성과 함께 이에 걸맞는 충청권 메가 대학으로 거듭나기 위한 구상도 통합 추진의 한 동력이 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실제 통합이 이뤄지려면 아직도 넘어야 할 산이 많다. 학교별로 이해가 엇갈리는 부분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그동안의 구성원 의견 수렴과 절차적 정당성 확보 등으로 통합이 수차례 무산된 만큼 양 대학이 첨예하게 맞서는 부분과 통합 이후의 청사진이 그려져야 한다는 게 구성원들의 의견이다.
한밭대 한 교수는 "수도권 집중화에 따른 지역 소멸이 가져온 위기는 이미 한계를 넘어 심각한 상황이다. 수도권 집중화를 막는 최선의 대안으로 꼽힌 게 메가시티"라며 "대학도 마찬가지다. 충청권 메가시티 구축과 함께 대전·세종·충남의 특수성을 가진 메가시티 형태의 대학이 만들어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수영 기자 sy87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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