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천다문화]원만한 인간관계를 위해 서로 다름에 대한 존중의 마음을 갖자

  • 다문화신문
  • 서천

[서천다문화]원만한 인간관계를 위해 서로 다름에 대한 존중의 마음을 갖자

  • 승인 2022-09-22 17:20
  • 신문게재 2022-09-23 10면
  • 나재호 기자나재호 기자


처음 한국 생활을 시작하고 배우려 하는 과정에서 가족들의 지나친 관심으로 힘들었던 적이 있다.

당시에는 식구들이 하는 행동마저 이해하지 못했다.

샤워를 하고 있을 때 소리없이 들어 오신 고모님, 설거지하는 방법을 알려 주려 하는 또 다른 고모님, 묻지도 않고 내 옷장을 열어 보신 고모님, 소파에 앉으려 하면 억지로 바닥에 앉히는 고모님도 있었다.



신기한 것은 가족이 있고 집이 있어도 매일매일 하루종일 우리 집에 와 있는 것이었다. 가장 힘들었던 것은 종교에 대한 지난친 관심이었다.

그 당시 시할머니는 교회를 다니셨다. 매주 한 번 정도 교회분들과 집에서 모이는 날도 있었다. 교회분들이 나를 여러 시선으로 바라보는 것을 느꼈다.

목사님 말씀도 전혀 이해하지 못했고 기도 내용도 알아 들을 수 없었다. 그 날은 한국에 온 것이 후회되기도 했다.

남편이 퇴근 후 내가 우는 것을 보고 할머니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물어보는 것 같았다.

그리고 다시 들어와 미안해 라는 말을 했다. 나는 남편이 내 편인 것처럼 느껴졌고 걱정하는 말에 마음에 안정감을 찾았다. 하지만 몇 년이 흘러도 이 문제는 완벽히 해소되지 못했다.

내가 무슬림이라는 사실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오해가 쌓이고 힘든 나날을 보내다 보니 삶의 의미를 잃어 가고 있었다. 그 당시에 재미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었다.

다행히 힘든 시간을 보내면서 다문화센터에서 글도 배우며 여러 프로그램을 통해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었고 조금이나마 내 생각을 표현할 수 있었다.

어느 날 교회 다니기를 권유한 고모님께 이렇게 말했다.'고모님 나는 모든 종교를 존중합니다. 하지만 무슬림은 꼭 하면 안 되는 의무가 있고 고모님은 그 부분을 이해하지 못하십니다. 고모님 그냥 내 종교를 받아주세요'라고 말했다.

고모님의 기분을 나도 알고 있고 내 생각을 이해하실까 싶은 마음으로 말씀을 드렸다. 강요하지 마시고 이해하셨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전했다. 내가 한국말을 배운 후 마음이 열리면 이야기해도 늦지 않으니 종교 이야기는 나중에 하셨으면 좋겠다고 대화를 마무리 지었다.

그 후에도 많은 일이 있었지만 내가 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견디며 살아왔던 것 같다. 인간관계가 참 어렵다.

종교는 강요하는 것이 아닌 마음으로 믿는 것이라 생각한다. 거울없이 내 모습을 보지 못하는 것처럼 상대방의 입장이 돼야 그 사람의 마음을 알 것 같다.딜로자 명예기자(우즈베키스탄)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세종지방법원·검찰청, 2031년 3월 설치 확정
  2. 세종지방법원·검찰청 희망고문 끝...각계 환영 물결
  3. 대전 유일의 한옥마을 ‘유교전통의례관’ 내일 개관
  4. 제20회 대전장애인한마음대축제 성료
  5. 대전교육청 2024년 1차 학교폭력 피해 응답률 전년보다 상승… 교사노조 "대응책·해결책 마련돼야"
  1. 날씨 제한 안받는 스마트팜 관심 증가
  2. 이공계 석사 특화장학금 추진, 1000명에 연 500만원 지원
  3. 대전 둔산동, 27일 2000명 집회로 교통 혼잡 예상
  4. 채수근 해병 전역날 묘역 찾은 해병대 예비역연대
  5. [독자칼럼]나는 지금 우울한 나라에 살고 있는가?

헤드라인 뉴스


日반환 앞둔 부석사 불상 ‘고향서 100일 보냈으면…’

日반환 앞둔 부석사 불상 ‘고향서 100일 보냈으면…’

충남 서산 부석사 금동관음보살상이 일본으로 떠나기 전 고향에 잠시 머물며 국민과 만나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서산 부석사는 금동관음 보살을 부석사에서 100일간 친견법회를 갖자고 일본 측에 제안했고 회신을 기다리는 중이다. 2023년 10월 대법원이 금동관음보살상은 일본 대마도 관음사에 돌려줘야 한다는 대전고등법원의 판결을 그대로 인용해 확정한 이후 정부와 부석사는 반환 방법에 대해 협의해왔다. 이를 위해 부석사 측은 지난달 대마도를 직접 방문했고, 인편을 통해 불상의 일본 반환에 반대하지 않을 계획으로 그 전에 신자와 국민이 인사..

대전시, 정부공모서 `우주항공 후보특구`에 지정
대전시, 정부공모서 '우주항공 후보특구'에 지정

대전시가 중소벤처기업부 주관 2024년 규제자유특구 후보특구 공모에서 우주항공 후보특구로 지정됐다. 26일 대전시에 따르면 대전에는 81개의 우주기업이 밀집해 있고, 세계 최고 해상도 지구관측기술, 발사체 개발 기술 등 우주분야 핵심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규제로 인해 위성영상은 상업적으로 거의 쓸 수 없고, 발사체 등 우주 부품은 제조 자체가 많은 제약을 받고 있는 실정이다. 이같은 점을 개선하기 위해 대전시는 특구 사업을 통해 위성영상을 상업적으로 활용하고 우주 부품을 제조할 수 있는 제도적인 기반을 마련할 예정이다...

충청권 건설 경기 살아나나…2분기 건설공사 계약액 증가
충청권 건설 경기 살아나나…2분기 건설공사 계약액 증가

충청권 건설공사 계약액이 최근 증가하면서 침체를 겪던 건설 경기도 다시 살아나고 있다. 26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전국 건설공사 계약액은 전년 동기보다 10.7% 증가한 60조 6000억 원을 기록했다. 충청권 지역의 건설공사 계약액 규모도 대체로 늘어나는 추이를 보였다. 현장소재지별로 대전의 건설공사 계약액은 1조 4000억 원(2023년 2분기)에서 1년 사이 2조 1000억 원(2024년 2분기)으로 상승했고, 세종은 4000억 원에서 6000억 원, 충북은 1조 9000억 원에서 3조 3000억 원으로 늘어났다...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하리보 리빙’ 팝업 스토어 개최 롯데백화점 대전점, ‘하리보 리빙’ 팝업 스토어 개최

  • 채수근 해병 전역날 묘역 찾은 해병대 예비역연대 채수근 해병 전역날 묘역 찾은 해병대 예비역연대

  • 대전 유일의 한옥마을 ‘유교전통의례관’ 내일 개관 대전 유일의 한옥마을 ‘유교전통의례관’ 내일 개관

  • 날씨 제한 안받는 스마트팜 관심 증가 날씨 제한 안받는 스마트팜 관심 증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