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지구 입주 예정 시기가 약 5개월 앞으로 다가온 시점에서야 모듈러 교실 증축을 본격화하고, 성천초와 성룡초 학생 수 차이 문제 또한 10여 년 넘도록 논란이 됐으나 대책을 내놓지 않아 학생 수 차이만 극명해졌다.
대전시의회 교육위원회는 16일 '공유재산 관리계획 변경 동의안', '성천초등학교와 성룡초등학교 통합과 복합문화시설 건설을 위한 주민청원' 등을 심의·의결했다.
공유재산 관리계획 변경 동의안은 대전진로융합교육원(가칭) 설립, 용산초 과밀학급 해소를 위한 인접 부지에 모듈러 교실·급식실 증축 등을 포함하고 있다.
앞서 '특색 부족' 등을 사유로 대전진로융합교육원은 대전시의회 문턱을 넘지 못했으나 이번에 관련 동의안이 의결되면서 첫 삽을 뜨게 됐다.
용산초 모듈러 교실도 용산중 부지에 설립하기로 동의안을 통과 받았으며 성천초·성룡초 주민청원도 본회의로 부의하기로 결정했다.
문제는 교육청의 늑장 대응이다.
교육청은 2021년 9월 용산지구 개발 증가로 인해 용산초 학생 배치 계획을 수립했다. 당초 모듈러 교실은 용산초 내에 증축하는 것으로 계획했으나, 용산초 학부모와 용산지구 입주 예정자의 이견 등으로 인해 용산중 부지에 모듈러 교실을 증축하는 것으로 변경했다. 용산초 학부모와 용산지구 입주 예정자의 이견은 모듈러 교실에 누가 다닐 것이냐의 문제인데, 입주가 약 5개월 앞으로 다가온 시점까지 명확하게 정해진 바가 없다.
이한영 시의원은 "용산지구 학교 문제는 오래 전부터 논란이 됐는데 아직도 정리를 못했다"며 "당장 2023년 입주 예정인 걸 알고 있었을 테고, 모듈러 교실을 증축하는 시일도 굉장히 촉박하다. 만약 입주 시기를 못 맞췄으면 학생들을 어떻게 하려고 했느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성천초와 성룡초 교육격차와 관련해선 10여 년 전부터 꾸준히 목소리가 나왔지만, 대전교육청은 적극적인 개입이나 대책을 내놓은 바 없다.
전교조 대전지부도 6년 전 보도자료를 통해 "성천초와 성룡초 교육격차 문제를 대전교육청과 서부교육지원청이 사실상 손을 놓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김민숙 시의원도 "두 학교의 격차가 이렇게까지 되기 전부터 교육청에서도 문제를 인지했을 것"이라며 "몇 년 전에 문제를 인지했을 때 대처를 했다면, 지금처럼 심한 상황이 오지 않았으리라 본다. 어떤 방향을 찾지 않으면 제2의 성천초가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오광열 대전교육청 행정국장은 "용산지구 관련해 현재까지 명확하게 방향성을 정하지 못한 건 사실이다. 설계는 완료 단계에 있으며 예산이 승인되면 서둘러 집행할 것"이라며 "(성룡초와 성천초 문제도) 내부적으로 고민했지만 적극 추진 못한 건 맞다. 이번 청원을 계기로 적극 검토하고 추진 하겠다"고 설명했다.
김소희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