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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19 거리두기 해제 후 처음으로 맞는 명절이지만, 취업 준비생(이하 취준생)들의 마음은 무겁기만 하다.
추석 명절에 고향을 찾아 가족들을 만나고 싶은 마음은 굴뚝 같지만, 취준생이라 '요즘 뭐하니' 등 가족들이 건네는 안부 인사는 큰 부담으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이렇다 보니 취준생들은 귀성을 자제하는 것은 물론 외출 대신 집 또는 도서관을 찾아 공부하며 '나 홀로 명절'을 보내겠다는 생각이다. 고향을 찾아 취업 스트레스를 받느니 차라리 차선의 선택을 하겠다는 거다.
특히 올해는 코로나19로 청년 실업률이 최저치 수준인 10%대를 밑돌면서 '명절 포비아'는 더욱 심화 되는 모양새다.
이 같은 양상은 통계 수치로도 드러난다.
실제로 인크루트가 8월 19일부터 26일까지 대학생과 취업준비생 등 신입 구직자 1031명을 대상으로 취업 체감도를 조사한 결과, 본인이 희망했던 기업이 아니더라도 취업할 의향이 있다는 응답이 61.8%에 달했다.
눈을 낮추려는 이유로는 취업준비를 오래 할수록 체력적, 정신적으로 힘들어서(29.7%)가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돈을 빨리 벌고 싶어서(26.3%), 경기침체 장기화로 취업에 위기의식을 느껴서(25.8%) 등이다.
대전권 대학을 졸업한 한 취업준비생은 "명절에 친척들이 모여 반갑기도 하지만, 누구는 공무원이 됐고, 누구는 대기업에 들어갔다는 얘기에 마음이 편치 않다"며 "차라리 도서관이나 집에서 취업 준비를 하는 게 마음이 편하다"고 씁쓸해했다.
또 다른 취업 준비생은 "어디든 가리지 않고 취업하고 싶은데 그게 맘처럼 쉽지 않은 게 사실"이라며 "올해는 꼭 취업하고 싶다"고 전했다.
이렇다 보니 거리두기가 해제된 추석을 앞에 두고 귀성길 대신 졸업반 대학생, 취준생들이 독서실, 스터디카페 등을 찾고 있다. 스터디 카페를 운영하는 김모(38) 씨는 "명절 당일을 제외하고는 연휴 기간 내내 공부를 하는 사람이 일정하게 유지된다. 이번 설에도 많은 사람이 찾아올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수영 기자 sy87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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