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청은 늘어난 예산을 적립해 미래 교육을 위해 사용 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일각에선 막대한 예산의 용처를 찾지 못하고 곳간 불리기라고 지적한다.
25일 대전교육청에 따르면 2022년 제2회 추가경정예산으로 6287억 원을 편성해 시의회에 제출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학교 방역체계 지속 강화와 교육결손 회복, 미래교육 수요 대비 재정 건전성 확보 등에 중점을 뒀다는 게 교육청의 설명이다.
이 가운데 무려 76%인 4830억 원은 안정화 기금(3880억원)과 교육시설환경개선 기금(950억원) 등 각종 기금의 여유 재원으로 편성됐다.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대전교육청의 통합재정 안정화 기금은 2020년 적립을 시작해 현재 904억 원(2021년 말 기준)이 쌓였는데, 올 추경에서 편성한 3880억 원까지 합하면 무려 4784억원이라는 막대한 적립금이 형성된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날로 늘어나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의 사용처를 찾지 못하고 기금으로 쌓아두는 것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방만한 운영을 하지 않도록 교육청이 재정 운용의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다.
김민숙 대전시의원은 "올해의 경우 최근 부동산 세수 등 정부 세수가 늘어나면서 교부금이 급증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당장 사용할 곳이 없어 상당액을 통합재정안정화기금으로 편성한 것인데, 내년에는 적절한 용처를 찾아 사용하는 재정 운영의 효율성을 보여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단순히 예산을 적립하는 게 아니라 적절한 운영을 통해 정말 필요한 곳에 쓰일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교육청은 급격히 늘어난 기금 적립액에 대해 '여유 재원'이 아닌 '미래 재원'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이 같은 많은 예산의 기금 적립이 이례적일 뿐만 아니라 기관 설립과 정보화 기기 지원 교체 등 일시적으로 대규모 예산이 소요 되는 경우가 적지 않은 만큼 계획을 세워 대비하기 위한 것이라는 게 교육청의 설명이다.
통상적으로 상반기 추경을 통해 일부 예산을 소진하는 것과 달리 올해의 경우 상반기 추경이 없어 현실적으로 4개월 정도밖에 남지 않은 하반기 추경에 사업을 담기 어려워 이월액이 발생했다는 점도 기금 적립금 증가의 이유로 꼽았다.
최현주 대전교육청 기획예산과장은 "무리하게 예산을 편성해 사업을 하게 되면 오히려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판단, 내년 재원으로 활용하기 위해 기금 적립이 이뤄진 것"이라며 "무조건 남는 돈이 아니다. 앞으로 미래 교육을 위해 재원으로 적립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은 내국세의 20.79%와 교육세 일부로 구성된다. 세금이 많이 걷힐수록 교육청에 저절로 더 많은 돈이 들어오는데, 최근 부동산 세수 등 정부 세수가 늘어나면서 교육교부금 증가로 이어졌다.
박수영 기자 sy87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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