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진단서라도 내라" 예체능 준비 고3 수시시즌 결석문제 되풀이

수시 준비 중요 시기 불구 결석은 안돼
일부학교선 '허위 진단서' 제출 요구도
인문계고 교육과정 이수 측면 중요시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고등학교 3학년인 A 학생은 최근 미술 특기생 입시 준비로 인해 정신없이 보내고 있다. 각종 대회와 실기 준비로 인해 학교를 마치면 바로 학원으로 가 그림을 그리고, 주말에도 개인 연습 등으로 시간을 보냈다. 본격적인 대학 수시 기간이 다가오자 A 씨는 학교를 하루 쉬고 입시 준비를 해야겠다는 판단을 내렸다. 부모님께 말씀드린 뒤 담당 선생님에게 이야기를 해보았지만, 입시 준비 때문에 결석할 수는 없다는 답변을 들었다. 선생님은 입시 준비를 위해 하루 결석이 꼭 필요하다면 병원을 방문해 '가짜 진단서'라도 가지고 오라는 얘기를 덧붙였다. A 씨는 아프지도 않은데 거짓으로 진단서를 제출하는 게 찝찝했지만, 입시 준비가 더욱 시급했기에 결국 평소 다니던 병원에서 진단서를 받아 학교에 제출했다.

예체능 계열 준비 고교생들의 결석 문제가 매년 수시 시즌 때마다 고질병처럼 반복되고 있다.

일부 학생들은 입시 준비로 인해 결석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하지만, 결석 사유 중 예체능 계열 준비 학생의 입시 준비는 출결 인정 사항이 아니다.

21일 대전교육청 등에 따르면 결석은 질병, 가족 간병 등 부득이한 개인사정, 공납금 미납 등에 가능하다. 인정 결석의 경우엔 지진·폭우 등 천재지변, 병역 관계, 학교장 허가를 받은 시도 국가를 대표한 대회 및 훈련 참가, 학교 내 봉사 사회봉사 특별교육 이수 기간 등이 해당한다.

이 같은 사안이 아닐 때 결석을 하게 되면 무단결석으로 처리된다. 예체능 계열 준비 학생의 입시 준비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이를 놓고 일부 학부모들은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대전에 고3 수험생을 둔 한 학부모는 "예체능을 하는 아이들에겐 입시 기간이 가장 중요하고, 진로와도 직결되는 부분"이라며 "이러한 규정이 없어 학교에서 아이들에게 거짓으로 진단서를 제출하도록 하는 것이 맞는 일인가 싶다"고 말했다.

대전교육청은 인문계 학교의 정상적인 교육과정 측면을 더욱 중요시하게 여기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즉, 일반 인문계 고등학교에서는 정상적으로 7교시까지 수업을 듣는 걸 원칙으로 한다는 의미다.

대전교육청 관계자는 "매년 수시 철만 되면 고3 학생들 중 예체능을 준비하는 아이들에겐 이런 문제가 발생한다"며 "원칙적으로는 출결 부분에서 예체능 입시 준비를 위한 결석은 없으며, 인문계 고등학교에서는 교육과정 이수 측면을 중요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소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