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 완화와 절차 단축 등 민간주도의 주택공급을 활성화하면서 공공택지 등 공공의 안정적 공급기반 강화를 통해 계획 물량을 달성할 계획이다.
지역 부동산 시장에서는 민간주도 정부 발표에 기대감을 보이면서도, 부동산 시장이 나빠지는 상황에서 안전진단 기준을 비롯한 규제 완화에 대한 세부사항 발표가 미뤄지면서 아쉽다는 반응을 보였다.
정부는 1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국토교통부·기획재정부 등이 참여하는 부동산 관계 장관 회의를 열고 윤 정부 첫 주택공급 종합대책인 '국민 주거안정 실현방안'을 발표했다.
발표 내용에 따르면 광역시·자치시에는 정비사업·도심복합·소규모정비 13만호를 포함한 52만호를, 8개 도에는 지역산업단지 개발, 특화사업 등과 연계한 추가 주택 수요 등으로 60만호를 공급할 계획이다.
이번 정부는 민간주도로 수요가 많은 도심·역세권에 공급이 원활히 이뤄지도록 정비사업 관련 규제를 완화하고 민간에 다양한 인센티브를 준다. 주택 공급에 걸리는 시간을 대폭 단축한다. 각종 심의와 영향평가를 합친 '통합심의'는 공공정비와 일반주택사업에 의무적으로 적용하는 한편 민간정비, 도시개발사업에도 도입한다. 인허가 감소로 공급 부족이 우려되거나 노후 주택이 많은 지역을 '주택공급 촉진지역'으로 지정하고 규제 완화를 해주는 방안도 검토한다.
정부는 재건축·재개발 사업 정상화를 위해서 신규 정비구역 지정을 촉진할 계획이다. 2013~2017년 동안 전국에서 22만 가구 이상의 신규 정비구역을 지정한다. 지방은 광역시의 쇠퇴한 구도심 위주로 8만호 규모를 목표로 하고 있다.
재개발·재건축 문턱은 낮아진다. 우선 재건축 부담금을 줄이기로 했다. 재건축부담금은 과다한 이익환수 차원에서 2006년 도입돼 수차례 유예를 거쳐 올해부터 부과할 예정이다. 그러나 과다한 부담금으로 재건축사업이 위축되거나 지연되는 현상이 발생했다. 국토부는 앞으로 면제금액을 올리고 부과율 구간을 확대키로 했다. 또 장기 보유 중인 1세대 1주택자에 대해선 보유기간에 따라 부담금을 감면키로 했다. 재건축을 할 때는 공공임대주택과 역세권 첫집 등 공공분양분을 기부채납 해야 하는데 이 같은 기부채납분은 부담금을 계산할 때 제외하고 1주택 고령자의 경우 상속·증여·양도 등 주택처분 시까지 부담금 납부를 유예하기로 했다.
재건축 안전진단도 완화된다. 정부는 구조안전성 평가 비중을 50%에서 30∼40%로 줄이고 주거환경, 설비 노후도 배점을 상향할 것으로 알려졌다. 윤석열 대통령은 대선 공약에서 구조안전성 비중을 30%로 낮추고 주거환경 비중은 15%에서 30%로, 건축 마감·설비 노후도는 25%에서 30%로 각각 높이는 방안을 제시한 바 있다. 여기에 정부는 정비구역 지정권자(특별·광역시장 등)에게 항목별 배점에 대한 상·하향 권한을 부여하는 등 지자체의 재량권도 확대하기로 했다. 또한, 정밀안전진단에서 D등급을 받을 때 시행하는 정부 기관의 '적정성 검토'도 지자체가 요청하는 경우에만 시행하도록 할 계획이다. 재개발 추진의 최대 걸림돌이었던 조합 갈등 문제도 '신탁사 제도 활성화'를 통해 해소한다는 계획이다.
재개발·재건축 규제의 세부 내용은 부동산 시장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해 적용 범위, 시행시기 등을 결정해 연말까지 제시할 방침이다.
다만 세부 발표가 확정되지 않자 일부에서는 아쉬움을 그러냈다.
지역 재개발 추진위 관계자는 "부동산 시장이 나빠지면서 재건축 시장까지도 영향을 주고 있다. 개편안이 소폭 조정에 그친다면 재건축 사업 속도가 기대보다 빨라지지 않을 것"이라면서 "더욱이 개편 내용이 확정되지 않아 시장에 반영되는 시기도 늦어지지 않겠냐"고 말했다.
이상문 기자 ubot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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