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대학교 캠퍼스 내 건립된 '평화의 소녀상' 모습. |
소녀상 추진위가 대학 측과 협의 없이 건립을 강행하면서 대학 캠퍼스 조형물 설치 학칙 등 관련 절차가 이행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16일 충남대, 추진위에 따르면 추진위는 8월 15일 광복절을 맞아 충남대 캠퍼스 내 삼각지에 평화의 소녀상을 건립했다. 2017년 8월부터 건립 추진 논의가 진행됐으나 결론을 맺지 못한 채 지지부진했다는 게 추진위의 주장이다. 대학본부의 미온적 태도로 인해 건립 추진이 진전되지 않자 모금액의 향방에 대한 의문과 잡음이 끊이지 않았고, 결국 본질에 맞게 사용하고자 상을 제작하고 건립하게 됐다는 얘기다.
당초 민주광장에 설치하기로 했으나, 해당 부지 공사 등의 사유로 삼각지로 변경해 건립하게 됐다. 추진위는 유동인구가 많은 곳에 건립하고자 했으며 삼각지가 적합하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소녀상 건립과 관련해 대학 측과 협의하지 않은 채 건립이 진행돼 향후 대학 대응에 따라 유지 여부가 결정되는 상황이다.
캠퍼스 내에 조형물을 설치하기 위해서는 '충남대 캠퍼스 조형물 설치·관리에 관한 규정'을 따라야 한다. 대학 내에 무분별한 조형물 설치 방지, 캠퍼스 미관과의 조화, 대학 구성원의 공감도 등을 위해 심의위원회를 구성한 뒤 심의 절차를 걸치게 돼 있다.
정온유 추진위원장은 "대학 측과 협의한 바는 없으며, 16일 오전 중 공식적인 연락이 오지도 않은 상태"라며 "소녀상을 건립 추진 단계에서 다양한 우려 사항이 나왔는데, 이번 건립을 통해 그러한 문제점이 실제로 발생하는지 혹은 개선 가능한 사안인지 걱정했던 부분을 논의할 수 있을 거라 본다. 향후 대학 측이 철거 등을 요청했을 때 학교와 지속적인 상의를 통해 합의점을 찾아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16일 오후 5시 기준 충남대의 공식적인 입장은 나오지 않았다.
충남대 관계자는 "대학 캠퍼스 내 소녀상 설치 문제는 위원회 심의 등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해당 절차를 거치고 있었다"라며 "대학 측의 대응에 대해서는 조만간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소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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