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8월 충남대 평화의 소녀상 건립을 추진한 지 무려 5년 만이다.
16일 충남대 평화의 소녀상 추진위원회(이하 소추위)에 따르면 충남대 소녀상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 다음 날이자 제77주년 광복절인 15일 밤 대전 유성구 충남대 서문 인근 교정에 세워졌다. 그동안 평화의 소녀상 건립과 관련 답보상태를 이어가자 소추위가 이날 기습적으로 설치를 강행한 것이다.
충남대 평화의 소녀상은 2017년 당시 총학생회 주도로 세 차례에 걸쳐 소녀상 건립에 대한 구성원들의 동의를 묻는 설문조사를 진행해 응답자의 92.6%가 찬성하고 전체 학생 대표자 회의에서도 87.6%가 찬성하면서 건립 추진이 시작됐지만, 학부생을 제외한 교내 타 직능단체와 의견이 일치하지 않아 적지 않은 혼란이 있었다. 대학본부 역시 모든 구성원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는 입장을 내세우면서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그러던 지난해 10월 추진위와 학교 측은 학내 구성원의 의견수렴을 위해 학교 내 각 단체장이 포함된 협의체를 구성하고 이 협의체를 통해 소녀상 건립과 관련한 설명회를 열어 의견 수렴을 하기로 합의했다. 또 이러한 절차를 거쳐 내년 개교 7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구성되는 '(가칭)충남대학교 개교 70주년 위원회'에 공식 안건으로 상정하기로 약속하기도 했다.
이후 교내 각 직능단체장들로 구성된 협의체가 결성돼 지난 4월 협의를 한 차례 했지만, 대부분 의사를 표명하지 않아 답보상태를 거듭하다가 추진위가 이날 기습적으로 설치를 강행했다는 게 소추위 측의 입장이다.
정온유 추진위원장은 "지난해 대학본부와 지속적인 협의 요청 끝에 충남대 개교 70주년 위원회에 소녀상 건립을 공식 안건으로 상정해 공식 절차를 밟아 추진하기로 했는데 70주년 위원회 안건으로 상정되지 않았고 협의 내용도 원활히 이행되지 않았다"며 "소녀상 건립은 국가가 지키지 못한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을 비롯한 수많은 전쟁 피해자들을 위로하고 기리기 위함이다. 충남대는 충청도민 성금으로 성장한 학교로 조국의 아픈 역사를 돌보고 위로하는 일에 적극적으로 참여, 국립대 역할을 재정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수영 기자 sy87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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