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교육계에 따르면 고교학점제는 고등학생이 대학처럼 듣고 싶은 과목을 직접 고르고, 각 과목에서 일정 성취수준을 넘어서면 학점을 받아 졸업할 수 있는 제도다. 학생의 선택권을 보장하고 다양한 진로 교육을 하겠다는 취지로 도입됐다. 지난 2018년부터 논의를 시작한 후 현재는 전국 일반고의 약 84%가 참여하고 있으며, 2025년 전면 도입될 예정이다.
그러나 교육계 안팎에서는 우려의 시선이 줄어들지 않고 있다.
고교학점제의 성공적 안착을 위해서는 교원 수급 문제, 학교 공간 혁신, 대입제도 개편 등이 선결 과제로 해결돼야 한다는 의견에서다.
고교학점제의 경우 상대평가가 불가능하다. 때문에 절대평가가 이뤄질 경우 자사고 및 외고의 선호 현상이 뚜렷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렇게 된다면 고교서열화 문제도 또다시 대두될 수 있다는 게 교육계 의견이다.
고교학점제를 반영한 교원 수급 문제 역시 해결해야 할 과제다.
최근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 실시해 발표한 고교학점제 실태에 대한 고교교사 의견조사(전국 고교교사 1220명 대상 실시) 결과에 따르면 94.46%가 고교학점제 도입으로 업무가 늘었다고 답했다.
하지만, 학령인구 감소 추세에 맞춰 신규 교원 채용을 축소하는 상황이다. 실제로 2023학년도 유·초·중등 신규교사 임용시험 사전예고 현황을 살펴보면, 전년 대비 726명(8.3% 감소)이 줄어든 8021명을 채용할 예정이다. 대전의 2023학년도 채용 인원은 초등 교과 교사는 10명, 중등 교과 교사는 41명이다. 이는 전년 대비 각각 2명, 10명이 줄어든 인원이다.
대전의 한 고교 진로진학 담당 교사는 "고교학점제는 학생부종합이 어울리는 방향성이지만 정부는 정시 확대 정책을 약속해 서로 현 대입제도와 엇박자를 내고 있는 상황"이라며 "고교학점제와 부합하는 대입제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교육부는 2025년 전면 도입되는 고교학점제의 평가 운영 방식을 논의하는 정책 공개 토론회를 11일 개최할 예정이다.
박수영 기자 sy870123@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