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 인재 확충·대학 규제 해소를 비롯해 고교학점제 보완 등 교육현안들이 산적해 있는 만큼 당분간 추진 동력을 잃을 것이라는 예측이 지배적이다.
9일 교육계에 따르면 박순애 교육부 장관은 8일 입학 연령을 5세로 낮추고 외국어고를 폐지하는 방안과 관련해 교육계와 학부모 반발을 부른데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
이날 박 장관은 "제가 받은 교육의 혜택을 국민께 되돌려드리고 싶다는 마음으로 달려 왔지만 많이 부족했다"며 "학제개편 등 모든 논란의 책임은 저에게 있으며, 제 불찰"이라고 했다.
이처럼 교육부 장관이 학제 개편 논란에 책임지고 사퇴하자, 반도체 등 첨단 분야 인력 양성과 이와 맞물려 진행되고 있는 고등교육 예산 확충,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편 등 각종 교육 현안 추진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그동안 교육부는 첨단 분야 인재 양성 정책의 경우 수도권 대학들의 첨단분야 학부 정원을 늘려 효율적으로 인재를 확충하고, 비수도권 대학들에는 재정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하지만 여전히 비수도권 대학들의 반발이 강한데, 교육 수장이 자리를 비운 상황에서 사회적 합의를 모으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동생 돈 뺏어 형님 준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편 역시 전국 시·도교육감과 국회 야당의 반대가 큰 상황에서 수장 없이 동력이 악화될 가능성이 크다. 고교학점제 도입 준비와 고교 체제개편도 차질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게 교육계 시각이다.
다만, '만 5세 입학'을 골자로 하는 학제 개편안은 장상윤 교육부 차관이 9일 국회 교육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추진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학부모 반발 등 교육 현장 혼란은 일단락될 것으로 보인다.
대학 한 관계자는 "인재양성 정책을 비롯해 각종 사회 현안을 조정하는 컨트롤 타워가 사실상 부재인데 무엇을 추진할 수 있겠냐"며 "특히나 첨단분야 인재양성 정책이나 지방교육재정교부금 등은 여전히 반대 여론이 적지 않은 만큼 서둘러 추진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박수영 기자 sy87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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