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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가 '고교학점제', '특수목적고(자율형사립고·외국어고·국제고) 폐지' 등 이전 정권부터 추진해 왔던 정책을 뒤집는 방향으로 설정하면서 교육 행정의 일관성이 없다는 지적이다.
8일 교육계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서 추진한 고교학점제는 학생들이 적성에 따라 원하는 과목을 골라 들을 수 있도록 하는 제도로, 2022년부터 점진적으로 시작해 2025년 전면 시행하는 방안으로 추진 돼 왔다.
하지만 윤석열 정부가 들어서고 '고교학점제' 개편 논의가 활발해졌다. 4월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고교학점제 추진 여부에 대해 "추후 확정되는 대로 말 하겠다"고 밝히면서 추진 여부가 불투명해졌다. 고교학점제를 추진 중이던 일부 학교들은 사업 정책 폐지에 대한 우려를 표하고 있다. 결국 교육부가 고교학점제를 보완 추진하기로 하면서 2022년 연말까지 의견 수렴 과정을 거치지만, 사업 추진을 뒤집을 수도 있는 발언들로 인해 학교 현장은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문재인 정부는 자사고, 외고, 국제고 등 특목고가 학교 서열화를 강화하는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며, 2025년부터 일반고로 전환하겠다고 밝혀 왔다.
그러나 윤석열 정부는 국정과제로 특목고 존치를 포함하며 이전 정권의 결정을 뒤집는 선택을 하기도 했다. 특목고가 결국 존치되는 듯했으나 최근 교육부가 자사고는 존치, 외고는 폐지하겠다고 밝히면서 교육계와 학부모 등의 거센 반발이 이어졌다.
당초 국정과제에 담은 내용과 어긋나기도 하며, 자사고는 존치하고 외고는 폐지한다는 점에서 형평성에도 맞지 않다는 주장이다.
지역의 한 중학생을 둔 학부모도 "특목고가 전부 없어진다고 해 일반 고교로 입학시킬 생각을 했는데, 다시 자사고는 존치한다고 하니 준비를 해야 하나 혼란 스럽다"며 "아이들 교육에 집중하기보다는 교육 정책이 어떻게 바뀌었는지를 찾아보는데 더더욱 힘을 쏟는 기분"이라고 토로했다.
결국 오락가락하는 교육 행정으로 인해 학생과 학부모 등에게 혼란을 부추기고 있다. 특히 교육정책을 '이전 정권 지우기' 목적으로 변경하는 건 적절치 않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지역 교육계 한 관계자는 "교육정책은 말 그대로 더 나은 교육 환경을 만들기 위해 추진하는 것이다. 정치적으로 뒤집어선 안 되는 사안"이라며 "특히 중·고등학생에게 큰 영향을 미치는 정책은 대학 입시와도 연결되기 때문에 자주 변경되면 학생들과 학부모들은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박순애 교육부 장관은 이날 오후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사퇴 의사를 표명했다. 취임 34일 만이며, 윤 정부 국무위원 첫 사임 사례다. 박 장관은 “저는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직을 사퇴 하겠다”고 밝히며 “많이 부족했다. 학제 개편 등 모든 논란은 제 불찰”이라고 말했다.
박 장관은 지난달 29일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초등학교 입학연령을 만 5세로 1년 낮추는 안이 거센 반발에 부딪히고 외국어고 폐지 방안까지 졸속으로 추진한다는 논란을 일으키면서 사퇴 요구를 받아왔다. 김소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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