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 5세 입학 학제개편 논란이 채 가시기 전에 교육부가 내놓은 '외국어고등학교 폐지 정책' 역시 교육계와 학부모 등 교육 주체들로부터 거센 반발에 직면해 결국 폐기 수순을 밟을 것이라는 관측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8일 교육계에 따르면 교육부는 8월 3일 초등학교 입학연령을 만 5세로 하향하는 학제개편은 학부들의 거센 반발에 부딪히자 사회적 공론화 과정을 거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공론화를 진행한다고 해도 시·도교육감을 비롯해 교사단체, 학부모단체가 잇따라 반대 성명을 발표하는 등 대다수가 반대 입장을 보이고 있어 철회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실제로 9일 예정된 국회 상임위 업무보고에서 초등학교 입학연령 1년 하향조정 방안을 삭제하고 '조기에 양질의 교육 제공'이라는 모호한 문구를 넣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사실상 폐기 수순을 밟고 있다.
초등학교 입학 연령 하향 논란과 함께 외고 폐지 역시 사회적 논의 없이 불쑥 발표된 탓에 비판 여론이 거센 상황이다.
외고는 자사고, 국제고와 함께 문재인 정부가 2025년 일반고로 일괄 전환하기로 결정 했지만, 윤석열 정부가 '다양한 학교 유형을 마련하는 고교체제 개편 검토'를 국정과제로 내세우면서 이들 고교가 존치될 거라는 전망이 우세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7월 29일 대통령 업무보고 사전 브리핑에서 "외고는 존치하기보다 폐지 또는 일반고 전환을 생각하고 있다"며 갑작스럽게 외고 폐지를 언급하면서 교육현장은 혼란을 겪고 있다.
앞서 외고 학부모들은 8월 5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백년지대계인 교육 정책을 졸속으로 발표한 박순애 교육부 장관은 즉각 사퇴하라"며 촉구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외고 폐지 역시 학제개편과 마찬가지로 철회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당초 학제개편안이 교육계 의견수렴도 없이 일방적으로 발표됐다는 지적이 제기됐는데 외고 폐지 방침 역시 비슷한 방식으로 발표됐기 때문이다. 또한 확정되지 않은 사안이라고 하더라도 이번 역시 충분한 검토와 의견 수렴 등 기본 과정이 없이 이뤄진 성급한 언급이 혼란을 자초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교육계 한 인사는 "가장 논란이 컸던 초등학교 입학연령을 만 5세로 하향한다는 학제개편은 학부모들의 강한 반대에 부딪혀 사실상 철회 수순을 밟고 있고, 외고 폐지 방침 역시 학교 학부모의 반발이 거세지는 후폭풍에 시달리고 있다"며 "백년지대계인 교육정책을 졸속으로 추진했다는 비난과 앞으로의 교육정책도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박수영 기자 sy87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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