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각에선 장관 사퇴 요구까지 나오고 있는데 유아, 중등, 고등교육 등 전반적으로 부정적인 시각이 확산하는 모양새다.
7일 교육계에 따르면 교육부는 연말까지 고교 체제 개편을 검토하기로 했다. 개편안에는 외국어고 폐지, 자율형사립고 존치 등의 내용이 담길 것으로 예고됐다. 다양한 고교 유형을 제공한다는 목표로 지난 정권에서 유지했던 자사고 폐지 방침을 뒤집었다. 반면 자사고와 함께 일반고로 전환될 예정이었던 외고는 예정대로 폐지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 공청회 등 여론 수렴 과정을 거치지 않은 뒤 일방적 교육 정책을 발표했다는 점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전국외고학부모연합회는 앞서 5일 국회 앞에서 "교육부 장관의 일방적인 발표는 졸속 행정"이라며 "백년지대계인 교육 정책을 졸속으로 발표한 박순애 교육부 장관은 즉각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소통 없이 정책을 추진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건 자사고 존치, 외고 폐지 사안만이 아니다.
만 5세 초등학교 입학에 대한 반발 목소리는 여전히 거세다. 앞서 5일 전교조는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어떤 의견수렴과 어떤 공론화가 더 필요한 것인가"라며 "박순애 장관은 이 모든 사안을 책임지고 지금 당장 사퇴하라"고 말했다.
전교조 대전지부도 12일까지 오전 8시 30분부터 9시 30분까지 1시간 동안 대전교육청 정문에서 '만 5세 초등학교 입학 정책 철회 요구' 1인 시위를 진행하는 상황이다.
정부가 내놓은 고등교육 정책에 관련해서도 지역교육계는 우려의 시선이 적지 않다.
반도체 인재 양성 문제도 지속 논란이 돼 왔다. 정책을 수도권 대학 정원으로 출발해 결국 수도권 쏠림 현상을 더욱 심화시킬 것이라는 지적이다.
지역대학 행정·재정적 지원 권한을 지방자치단체로 이관시킨다는 내용 또한 '단체장의 선심성 정책'이 펼쳐지지 않겠냐는 의견 있다. 지자체가 고등교육에 참여하면 지역 산업의 특성이나 인재 양성을 요구할 수 있다는 점에선 바람직하지만, 자칫하면 지자체장이 4년마다 선거로 바뀌기 때문에 정책이 뒤집힐 수도 있지 않겠냐는 얘기다.
지역의 한 고등교육 관계자는 "반도체 인재양성 등 전반적인 취지는 공감하나, 지역은 폐과를 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는 곳도 있어 결국 수도권으로 쏠려 가려는 현상만 나올 것"이라며 "뿐만 아니라 지자체에 대학 지원 권한이 넘어가는 것도 취지는 좋지만, 중앙정부의 핵심적 역할이 우선되며 지자체는 보조적으로 가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있다"고 말했다.
김소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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