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대학 총장 임명 관련 법령 허점으로 한밭대학교의 향후 총장 공백 사태가 불가피해 보인다.
현 최병욱 총장의 임기가 오는 16일로 2주도 채 남지 않았는데, 임명제청 기간이 명시되지 않아 차기 총장 후보 1순위에 오른 오용준 교수가 17일부터 업무에 돌입할 수 있을지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통상 선거 이후 임명절차까지 3개월가량 소요되는 점을 감안하면 당분간 교학부총장 직무대행체제로 운영될 것으로 보인다.
4일 지역 대학가에 따르면 국립대학 총장 선출은 교육공무원법에 따라 시행된다. 교육공무원법 제24조 1항에 따라 대학의 장은 해당 대학의 추천을 받아 교육부 장관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용한다.
해당 법률 1항에 따라 대학의 장의 임용 추천을 위해 대학에 대학의 장 임용추천위원회를 구성한다. 위원회는 ▲추천위원회에서의 선정 ▲해당 대학 교원, 직원 및 학생의 합의된 방식과 절차에 따른 선정 등 2가지 중 한 방식을 선택해 대학의 장 후보자를 선정하게 돼 있다. 대학의 임용추천위원회가 2명의 후보자를 선출하게 되면 대학의 장 임기 만료일 30일 전까지 교육부 장관에게 추천해야 한다.
이 같은 법령으로 대학들은 총장 임기 만료일 30일 전까지 교육부 장관에게 추천하고 있지만, 교육부에서 인사 검증 절차를 거친 뒤 대통령실로 임명 제청하는 기간은 명시돼 있지 않다.
한밭대도 최병욱 현 총장의 임기 만료인 30일 전인 7월 15일에 교육부에 후보자 2명을 추천했다. 차기 총장 후보 1순위인 오용준 교수의 임기는 8월 17일부터다. 하지만 이전에 임명 절차가 이뤄질 지 알 수 없다.
통상 선거가 끝난 후 임명 절차까지 3개월 정도의 시간이 걸리는 것으로 전해진다. 한밭대가 당초 4월 말 또는 5월 초에 총장 선거를 계획했던 이유이기도 하다. 임용 절차 소요 시간을 고려해 선거 일정을 계획했지만, 대통령선거와 지방선거 일정으로 인해 6월 말에 선거를 치렀다. 선거 일정이 약 2개월이 지연되면서, 임명 절차 소요 시간도 늦어지지 않겠냐는 시각이 적지 않다.
실제 7대 총장이었던 송하영 전 총장의 임기는 2018년 7월 24일 만료됐으나, 최병욱 총장의 임명 절차가 늦어져 약 20일 직무대행 체제로 운영되기도 했다.
결국 임명 절차에 따른 소요 기간을 법으로 명시하지 않아 총장 공백 사태가 발생하는 셈이다. 총장 공백으로 인한 학사 일정 차질 등 피해는 학생들에게 고스란히 받는다.
한밭대 관계자는 "7월 중에 교육부로 후보 추천 서류를 제출했으며, 그 이후 일정은 대학 측에서 자세하게 파악할 수는 없다"며 "만약 임명이 늦어지게 된다면 학칙에 근거해 총장 다음 순번인 교학부총장이 직무를 대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소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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