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 시도교육감 등 교육계와 소통 작업 진행에도 불구, 학제 개편에 대한 비난 여론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3일 교육계에 따르면 최근 발표한 초등학교 입학연령을 만 6세에서 만 5세로 1년 앞당기는 학제개편안과 관련해 '백년대계'라는 교육 정책에 대한 신뢰도 하락을 자초했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실제로 이날 정부는 세종청사에서 전국 17개 시·도교육감과 영상간담회를 열고 만 5세 초등입학과 유보통합 등 '국가책임제 강화' 도입 취지를 설명하는 시간을 가졌는데 지역 교육계 수장들의 반응은 냉담했다. 시·도교육감 간담회는 당초 2학기 학교방역과 학사 운영 방안을 논의하기로 했지만, 교육부는 전날 오후 늦게 '국가책임제 강화'를 안건 및 회의내용에 추가했다.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장인 조희연 서울교육감은 "교육부가 중요한 국가 교육정책 발표에서 교육청을 허수아비로 취급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날 오전 장상윤 교육부 차관도 정부 서울청사에서 유치원 학부모 간담회를 긴급히 여는 등 공론화 작업에 들어갔다.
하지만, 여전히 학부모들과 교육현장에선 만 5세 초등학교 입학에 대한 우려와 정책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학부모들은 유아 발달 단계를 고려하지 않은 정책이라고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전교조 대전지부는 3일 대전교육청 앞에서 '교원정원확보 및 입학연령 하향화 정책 반대' 1인 시위를 벌였다.
신정섭 전교조 대전지부장은 "박순애 교육부 장관은 온 국민이 반대하면 정책을 철회할 수 있다고 한발 물러났는데 윤 대통령은 공론화 등 국민적 합의 거쳐서 (만 5세 입학) 거스를 수 없는 방향이라고 강행 의지를 내비쳤다"고 비판했다.
교육부는 이달 안에 구성하겠다고 발표한 학제개편 태스크포스(TF)를 이르면 이번 주 안에 마무리하고 공론화 과정을 맡긴다는 계획이다. TF는 이달 안에 설문조사 항목을 만들어 이르면 9월께 대국민 설문조사에도 나선다.
박순애 부총리는 시·도교육감 간담회를 통해 "이런 정책 수단을 업무보고에 포함하게 된 것은 우리 아이들이 조기에 양질의 공교육을 받음으로써 모두가 같은 선상에서 출발할 수 있도록 국가가 책임지고 지원하기 위한 방안의 하나로 논의를 시작하고자 하는 취지였다"며 "이는 어디까지나 목표의 달성을 위한 수단에 불과한 것으로 사회적 논의의 시작 단계다. 사회적 논의와 공론화를 거쳐 구체적 추진 방향을 결정해 나갈 예정"이라고 했다.
한편, 국회 교육위원회 강득구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7월 1∼3일 전국의 교직원, 학생, 학부모 등 13만1070명을 상대로 '초등학교 만 5세 입학 연령 하향 관련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응답자의 12만8246명(97.9%)이 정책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동의하지 않는다는 응답자의 12만4752명(95.2%)은 '매우 동의하지 않는다'고 응답해 정책에 대한 거부감이 큰 것으로 조사됐다.
박수영 기자 sy87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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