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덕성 우송대 총장 |
샌프란시스코만을 따라서 양측에 구글, 메타, 마이크로소프트 등 세계적인 혁신기업들의 본사, 연구센터들이 포도송이처럼 입지해있다. 흥미로운 점은 이러한 기업들이 땅값이 비싼 샌프란시스코 인근에 입지한 가장 큰 이유가 혁신적인 고급두뇌의 지속적인 확보에 있다고 설명했다. 혁신의 중심에 창의인재의 역량이 매우 중요함을 설명해주는 말이다.
대덕에서도 이와 유사한 혁신 활동의 스토리를 찾아볼 수 있다. 조성 초기 단계에 수도권에서 이전한 공공 연구소, 기업 연구센터들이 자리를 잡고 KAIST, 충남대학교 등 연구중심 대학이 연구단지로 이전하며 고급 기술 인력의 공급과 창업생태계 기반을 마련할 수 있었다. 터먼 교수와 휴렛, 팩커드의 창업스토리는 대덕에서도 발견할 수 있는데, 현재 KAIST 총장인 이광형 교수와 그의 제자 故김정주의 만남, 넥슨의 창업이 이루어진 스토리도 유사하다. 그러나 대덕이 실리콘밸리처럼 세계적인 혁신지구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혁신 인력의 공급기반인 연구중심 대학과 혁신 기업 간의 적극적인 산학협력을 확대하고 혁신 창업 생태계 구축을 통해 제2, 제3의 넥슨이 탄생하도록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지금까지의 국가적인 투자와 지역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실리콘밸리의 교훈을 통해 우리 지역이 고려해야 할 핵심적인 사항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혁신 인재를 공급하는 연구중심 대학이 창업생태계 구축에 좀 더 적극적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환경과 지역여건이 조성되어야 하며 이들 간에 공유협력 체제 구축이 필수적이다. 창업보육센터, TIPS타운, 엑셀러레이터 등과 같은 대학의 창업지원 활동을 바탕으로 혁신 공동체를 구축하는 방향에서 정부, 관련 기업을 묶는 협업모델(Triple Helix Model)의 내실화가 필수적이다.
둘째,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한 적정규모의 도시 경제권 구축이 필요하다. 기술 인력의 안정적 공급, 정주여건, 경제활동, 협업 등을 도모하기 위해 500만 이상의 초광역 메가시티의 구축을 위해 대전-세종-충청권의 메가시티의 실현과 산업생태계 형성은 제일 중요한 과제라고 생각된다.
셋째, 성공한 스타트업들이 중견기업으로 성장해 지역에 정주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소위 '지속가능한 상생발전 시스템'이 구축되어야 한다.
스타트업의 성장단계에서 수도권으로 이전하는 중견기업들이 지역에 자리 잡고 지속적으로 기업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다각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독일의 히든챔피언이라고 불리는 중견기업들이 지역을 바탕으로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고, 지역의 자랑거리가 되는 모습이 우리 지역에서도 실현되기를 바란다. /오덕성 우송대 총장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