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 5세 초등 입학' 학제개편 추진에 학부모 반발

  • 사회/교육
  • 교육/시험

'만 5세 초등 입학' 학제개편 추진에 학부모 반발

학부모들 "아동 발달 상황 고려 못한 조치" 난색
정부, 사회적 합의 이뤄지면 2025년부터 조기 입학 시행 계획

  • 승인 2022-07-31 16:44
  • 신문게재 2022-08-01 3면
  • 박수영 기자박수영 기자
KakaoTalk_20220729_113547636
교육부가 초등학교 입학연령을 1년 낮추는 학제 개편 방안을 추진하면서 학부모들과 교사들 사이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현재 만 6세(한국 나이 8세)인 초등학교 입학 나이를 1년 앞당겨 만 5세(한국 나이 7세)부터 공교육에 편입시킨다는 것인데 학부모들은 입시 경쟁 과열과 함께 보육 공백에 대한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7월 31일 교육계에 따르면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29일 새 정부 업무계획을 윤석열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이 중 핵심이 되는 내용은 유보통합 방안을 포함해 모든 아이가 1년 일찍 초등학교로 진입하는 학제 개편 방향을 추진하는 것이다.

현행 초·중등교육법에 따르면 초등 입학 연령은 '6세가 된 날이 속하는 해의 다음 해 3월 1일에 초등학교에 입학시켜야 한다'고 정하고 있다. 교육부는 사회적 합의가 이뤄지면 오는 2025년부터 1년 앞당기는 조기 입학을 시행한다는 계획이다.



사회적 취약계층의 공교육 편입 시기를 앞당겨 국가 책임을 확대한다는 것이다. 이로써 부모의 경제적 수준 차이와 관계없이 어린이들에게 질 높은 교육을 제공한다는 취지다.

하지만 교육카페와 맘 카페를 중심으로 학제 개편에 대해 우려와 비판의 글들이 줄을 잇고 있다.

발달 상황을 고려하면 7살(만 5세) 어린이가 교실 생활에 적응하기 어렵고, 과도기에 조기 입학한 아이들이 고등학교 졸업 때까지 1년 넘게 차이 나는 아이들과 함께 공부하면서 여러 가지 혼란을 겪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대전의 한 교육카페에는 한 학부모는 '학제개편 마음이 불안하네요'라는 글을 통해 "2020년생 우리 아기가 딱 가운데 껴있어서 혼돈의 시기를 보내야 하는 것도 싫고, 학교에 입학하면 어떻게든 뛰어들게 되는 경쟁에 왜 한 살 더 일찍 시작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이 글에는 "개편을 여론 수렴도 없이 탁상에서 정해버리냐", "연년생 가정은 같은 학년 키우겠다", "친구였던 애는 학년 선배가 되고 동생이었던 애는 갑자기 같은 학년이 되는 것이냐"며 학제 개편 우려의 댓글들이 달렸다.

한국교총과 유아교육계 역시 정부의 정책 추진에 대해 재검토가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는 전날 정부 발표 이후 "유아기 아동의 발달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것으로 재검토해야 한다"며 "현재도 개인 선택에 따라 초등학교 조기 입학이 허용되고 있지만, 대부분은 선택하지 않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국사립유치원협의회 역시 "만 5세를 초등학교에 편입하면 유아발달에 적합한 교육의 혜택을 받을 수 없게 한다"고 지적했다.
박수영 기자 sy870123@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현장]3층 높이 쓰레기더미 주택 대청소…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2.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3. 전국 아파트 값 하락 전환… 충청권 하락 폭 더 커져
  4. 대전시, 12월부터 배출가스 5등급 차량 운행 제한
  5. 차세대 스마트 교통안전 플랫폼 전문기업, '(주)퀀텀게이트' 주목
  1. 더젠병원, 한빛고 야구부에 100만 원 장학금 전달
  2. 한화이글스, 라이언 와이스 재계약 체결
  3.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4. [현장취재]한남대 재경동문회 송년의밤
  5. 대전시주민자치회와 제천시 주민자치위원장협의회 자매결연 업무협약식

헤드라인 뉴스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환이야, 많이 아팠지. 네가 떠나는 금요일, 마침 우리를 만나고서 작별했지. 이별이 헛되지 않게 최선을 다해 노력할게. -환이를 사랑하는 선생님들이" 21일 대전 서구 괴곡동 대전시립 추모공원에 작별의 편지를 읽는 낮은 목소리가 말 없는 무덤을 맴돌았다. 시립묘지 안에 정성스럽게 키운 향나무 아래에 방임과 학대 속에 고통을 겪은 '환이(가명)'는 그렇게 안장됐다. 2022년 11월 친모의 학대로 의식을 잃은 채 구조된 환이는 충남대병원 소아 중환자실에서 24개월을 치료에 응했고, 외롭지 않았다. 간호사와 의사 선생님이 24시간 환..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22일 대전에서 열린 환경부의 금강권역 하천유역 수자원관리계획 공청회가 환경단체와 청양 주민들의 강한 반발 속에 개최 2시간 만에 종료됐다. 환경부는 이날 오후 2시부터 대전컨벤션센터(DCC)에서 공청회를 개최했다. 환경단체와 청양 지천댐을 반대하는 시민들은 공청회 개최 전부터 단상에 가까운 앞좌석에 앉아 '꼼수로 신규댐 건설을 획책하는 졸속 공청회 반대한다' 등의 피켓 시위를 벌였다. 이에 경찰은 경찰력을 투입해 공청회와 토론이 진행될 단상 앞을 지켰다. 서해엽 환경부 수자원개발과장 "정상적인 공청회 진행을 위해 정숙해달라"며 마..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