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만 6세(한국 나이 8세)인 초등학교 입학 나이를 1년 앞당겨 만 5세(한국 나이 7세)부터 공교육에 편입시킨다는 것인데 학부모들은 입시 경쟁 과열과 함께 보육 공백에 대한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7월 31일 교육계에 따르면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29일 새 정부 업무계획을 윤석열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이 중 핵심이 되는 내용은 유보통합 방안을 포함해 모든 아이가 1년 일찍 초등학교로 진입하는 학제 개편 방향을 추진하는 것이다.
현행 초·중등교육법에 따르면 초등 입학 연령은 '6세가 된 날이 속하는 해의 다음 해 3월 1일에 초등학교에 입학시켜야 한다'고 정하고 있다. 교육부는 사회적 합의가 이뤄지면 오는 2025년부터 1년 앞당기는 조기 입학을 시행한다는 계획이다.
사회적 취약계층의 공교육 편입 시기를 앞당겨 국가 책임을 확대한다는 것이다. 이로써 부모의 경제적 수준 차이와 관계없이 어린이들에게 질 높은 교육을 제공한다는 취지다.
하지만 교육카페와 맘 카페를 중심으로 학제 개편에 대해 우려와 비판의 글들이 줄을 잇고 있다.
발달 상황을 고려하면 7살(만 5세) 어린이가 교실 생활에 적응하기 어렵고, 과도기에 조기 입학한 아이들이 고등학교 졸업 때까지 1년 넘게 차이 나는 아이들과 함께 공부하면서 여러 가지 혼란을 겪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대전의 한 교육카페에는 한 학부모는 '학제개편 마음이 불안하네요'라는 글을 통해 "2020년생 우리 아기가 딱 가운데 껴있어서 혼돈의 시기를 보내야 하는 것도 싫고, 학교에 입학하면 어떻게든 뛰어들게 되는 경쟁에 왜 한 살 더 일찍 시작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이 글에는 "개편을 여론 수렴도 없이 탁상에서 정해버리냐", "연년생 가정은 같은 학년 키우겠다", "친구였던 애는 학년 선배가 되고 동생이었던 애는 갑자기 같은 학년이 되는 것이냐"며 학제 개편 우려의 댓글들이 달렸다.
한국교총과 유아교육계 역시 정부의 정책 추진에 대해 재검토가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는 전날 정부 발표 이후 "유아기 아동의 발달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것으로 재검토해야 한다"며 "현재도 개인 선택에 따라 초등학교 조기 입학이 허용되고 있지만, 대부분은 선택하지 않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국사립유치원협의회 역시 "만 5세를 초등학교에 편입하면 유아발달에 적합한 교육의 혜택을 받을 수 없게 한다"고 지적했다.
박수영 기자 sy87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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