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중 내린 폭우로 방수포를 덮은 대전한화생명이글스 파크 |
23일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KBO리그 한화이글스와 KT위즈와의 경기서 8회 진행 중 갑자기 폭우가 쏟아졌다. 빗줄기가 굵어지자 심판은 경기 중단을 선언했다. KBO규정에는 6회가 넘어 강우콜드가 선언되면 점수가 앞서 있던 팀의 승리로 끝나도록 명시되어 있다. 이날 KT가 5-3으로 앞서고 있던 상황에서 한화가 추격의 고삐를 당기고 있었으나 116분의 오랜 기다림 끝에 주심은 강우콜드를 선언했다. 한화이글스는 '인필드 믹스'라는 수입산 흙을 덮어 수습했으나 비는 멈추지 않았다. 보살팬들이 댄스 타임을 펼치며 '싸이 흠뻑쇼' 부럽지 않은 퍼포먼스를 보여줬음에도 야속한 하늘은 비를 멈추지 않았다. 한화이글스 측은 "이글스파크 자체는 배수가 비교적 잘되는 것으로 평가받는 구장"이라며 "당일 전 직원이 그라운드를 메우고 경기 재개를 기다렸으나 결국 콜드게임으로 종료됐다"고 아쉬움을 남겼다. 이처럼 야구는 날씨의 영향을 자주 받는다. 그냥 눈으로 봐선 경기에 지장 없을 것 같지만 주심이 보는 시선은 다르다. 날씨로 인해 생기는 수백 가지 변수를 따져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반해 축구는 우천에 대해 비교적 관대한 편이다. 악천후를 대비한 별도의 규정은 없다. 유럽의 명문 리그는 물론 K리그도 마찬가지다.
우중혈투를 벌이는 대전시티즌 시절의 황인범(연합뉴스) |
축구에 있어 비 보다 무서운 것은 안개다. 골대가 보이지 않을 정도로 안개가 드리우면 경기 관람은 물론 심판들도 경기를 진행할 수 없다. 젖은 구장에서의 훈련은 선수들이 단련되어 있지만, 공이 보이지 않으면 대책이 없다. 실제로 2020년 7월 12일 K리그2 10라운드 제주와 부천 경기가 갑작스러운 안개로 경기 시작 40분 전 취소됐다. 바닷가에 위치한 제주경기장 일대 비가 그치면서 짙은 안개가 경기장을 덮은 것이다. K리그 역사상 날씨로 인한 첫 취소 사례다.
만약 경기장을 갈 때 하늘이 비가 내린다면 야구는 경기 시작 1시간 전 인터넷을 통해 확인해 보는 게 좋다. 축구는 홈구장 근처가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되지 않는 이상 가면 된다.
금상진 기자 jod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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