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시장이 사상 처음으로 '빅스텝'을 경험하면서 가격 조정이 본격화하는 분위기다.
단기간 집값 급등에 따른 피로감 확산돼 시장이 침체된 상황에서 전국 대장주로 불리는 아파트마저 하락 전환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25일 KB부동산 리브온에 따르면 7월 'KB선도아파트 50지수'(이하 선도50지수)는 101.2로 전달인 6월 101.4보다 0.2포인트 하락했다.
선도 50지수는 매년 전국 시가총액(가구 수X가격) 상위 50개 단지를 선정해 시가총액 변동률을 지수화한 것이다. 부동산업계는 이 지수가 부동산 시장 전체를 축소해 보여준다고 평가한다.
지역별로는 서울이 43개, 경기 4개 부산 3개 단지가 해당된다.
선도 50지수가 전월 대비 하락한 것은 2020년 5월(-0.64%) 이후 2년 2개월 만이다. 당시 코로나19 여파 등으로 선도 50지수는 2020년 3~5월 3개월 연속 하락했다.
업계는 기준금리 인상 등이 부동산 가격 하락의 주원인으로 꼽는다.
특히 한국은행이 7월 13일 사상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0%포인트 올리는 '빅스텝' 단행한 것이 시장에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현재 기준금리는 2.25%다.
이러한 영향으로 전국 아파트 매매가도 하락했다. 17일 발표된 KB주택시장동향 자료를 보면 이날 기준 전국 아파트값은 0.05% 떨어졌다.
서울은 0.02%, 경기도는 0.08% 각각 하락했다. 서울의 매수우위지수는 매도자의 관심이 높은 비중을 보인 31.1을 기록하면서 매수자의 관심보다 매도자 문의가 훨씬 더 많은 침체 상태를 보이고 있다.
충청권에선 대전(0.18%)과 세종(0.03%)이 하락했고, 충남(0.01%)과 충북(0.02%)은 상승했다.
대전의 경우 서구가 0.25%로 가장 많이 떨어졌고, 이어 유성구(0.23%), 중구(0.10%), 대덕구(0.03%), 동구(0.03%) 등 순으로 하락했다.
지역 부동산 관계자는 "예전과 비교해 금리가 높다 보니 좀처럼 거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높은 수익을 받고 팔고 싶은데 분위기가 반전되다 보니 물건은 늘고 가격은 떨어지고 있다"면서 "예전 같으면 들어올 만한 가격이었는데 매수 분위기가 딱 끊겼다"고 상황을 전했다.
박병주 기자 can7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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