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민감한 반도체학과 정원 확대 규모의 상당수가 수도권에 편중될 것으로 예상 되는 만큼 반도체 인재 육성을 둘러싼 갈등이 깊어지는 모습이다.
24일 지역대에 따르면 10년간 반도체 인재 15만명을 양성하는 반도체 인재양성 방안은 고사 위기에 처한 지역대학에 또 한 번 타격이 예상된다. 정부가 각종 규제를 완화해 수도권과 비수도권 구분 없이 정원을 확대하기로 하면서 학부 증원 상당수가 수도권 대학에 몰릴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실제로 그동안 지방대들은 수도권 대학과 지역의 일부 국립대 위주의 인재양성 정책이라고 강하게 반발해 왔다. 수도권과 비수도권 구분 없이 정원을 늘리도록 규제를 완화해 결국 수도권 집중을 부추기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는 우려에서다.
교육에 이어 21일 발표한 산업 분야에서도 수도권에 초점이 맞춰졌다. 정부가 향후 5년간 반도체 분야에서 총 340조 원 이상의 투자가 이뤄질 수 있도록 수도권 소재 반도체 기업·단지에 대한 인센티브를 대폭 확대하기로 했다.
이 같은 수도권 빗장 풀기 정책이 쏟아지면서 지역균형 발전에 역행한다는 목소리가 거세다.
일단 수도권과 비수도권 대학 구분 없이 반도체 관련 전공 정원을 늘리기로 했지만, 수도권 대학으로 쏠림은 피할 수 없는 현상이다. 산업 분야 역시 반도체 산업의 핵심 기반은 절대 다수가 수도권에 있고, 기업들의 인재 수요 역시 수도권 대학에 편중돼 있다는 점에서 반도체 관련 규제 완화는 수도권 집중화와 과밀화를 부추길 게 뻔하다는 지적이다.
결국 가뜩이나 고사 위기에 처한 지방대학의 몰락 시기가 앞당겨지고, 지방 산업단지의 기업 유치 난은 더욱 심해질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역대 한 관계자는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 잡아 놓고 그 다음에 공정한 게임을 해야 맞는 것 아니냐"며 "수도권 대학의 전체 정원이 늘면 그만큼 지역 학생이 수도권으로 빠져나가기 때문에 지역대학은 반도체 증원 여부와 관계없이 위기는 더욱 커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편, 박순애 교육부 장관은 25일 충남대를 찾아 '반도체 관련 인재양성 방안'과 관련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우려에 대해 소통하는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이와 함께 반도체 관련 기업협업센터(ICC)를 설치해 반도체 관련 인재양성을 추진하고 있는 링크 3.0 사업 참여 대학들의 계획 및 현황을 공유받고, 대전 소재 반도체 기업 관계자들과 반도체 인재양성을 위한 대학-지역 기업 간 협업 방향 등을 논의할 계획이다.
박수영 기자 sy87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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