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대전교육청 공립 대안학교 설립 시동… 성공 조건은?

  • 사회/교육
  • 교육/시험

[교육] 대전교육청 공립 대안학교 설립 시동… 성공 조건은?

  • 승인 2022-07-26 10:18
  • 신문게재 2022-07-27 8면
  • 김소희 기자김소희 기자
2022072001001556700056511
대전교육청이 공립 대안학교 부지로 검토한 옛 진잠초 방성분고 전경
대전교육청은 '공립 대안학교' 설립에 시동을 걸고 있다. 하지만 공립 대안학교를 설립한다고 결정하더라도 구체적으로 어떤 학교를 만들 것인가를 놓고 판단해야 할 문제들이 적지 않다. 예를 들어 학교 형태와 학교급은 무엇으로 할 것인지, 규모는 어느 정도로 할 것인지, 기숙형으로 할 것인지 아니면 통학형으로 할 것인지 등 다양한 문제를 고민해야 한다. 이에 대전교육청은 다양한 문제를 구체적으로 검토하고 대안을 제시받기 위해 연구 용역을 진행했다. 대전교육청에서 진행한 '미래치유형 대전 공립 대안학교 운영 모델 개발 연구' 내용에 대해 알아본다. <편집자 주>



▲공립 대안학교란?

'미래치유형 대전 공립 대안학교 운영 모델 개발 연구' 용역 결과에 따르면 대안학교는 공통적으로 기존의 공교육 제도, 즉 국가가 운영하는 교육 제도의 획일성을 탈피하려는 경향을 갖고 있다.

대안학교는 설립하는 것보다 성공적으로 운영하는 것이 더 어렵다고 한다. 대안교육 이라는 것이 종래의 교육 내용이나 방식과는 많이 다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특히 학습이나 학교생활에서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이 대부분 차지하는 경우 수업 방식은 물론 교사와 학생의 일상적인 관계에서도 일반 학교에서와는 전혀 다른 접근 방식이 요구되기 때문이라고 분석됐다. 따라서 해당 연구 용역안에서는 공립 대안학교를 설립하고자 하는 경우, 교사 확보 등 제도적인 제약 요인을 방지하기 위한 대책을 세심하게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대안학ㄱ_2
▲연도별 학교 부적응 학업 중단 학생 현황

학교 부적응 학업중단 위기 학생이 의존할 수 있는 곳은 대안교육기관이 거의 유일하다. 하지만 대전시의 대안교육기관은 상대적으로 빈약한 편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타 시도에는 대부분 설치돼 있는 특성화중·고등학교가 한 곳도 없는 데다, 대안학교 역시 음악을 전문으로 하는 사립 2개에 그치고 있는 실정이라고 한다.

대전의 각급 학교의 학업중단 학생을 살펴보면, 중학생의 경우에는 오히려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전체적으로는 2020년을 기점으로 다소 감소하는 경우를 보이고 있지만 일부 학생을 중점으로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학업 중단 학생의 비율로 보면 대전시 현황과 전국 현황이 거의 같은 추세라고 할 수 있다.

대안학ㄱ_1
▲'학생이 즐겁고, 교사도 만족스러운 대안학교'를 기대

우리 사회에 등장한 공립 대안학교들은 설립 과정에서 학교가 들어설 지역의 주민들 일부가 반대한 것을 제외하고는 대체로 환영을 받고 있다고 한다. 학교생활에 싫증을 느끼는 일부 학생이나 학부모들, 교사들 역시 공립 대안학교 설립 정책에 호의적인 반응을 보이는 편인 것으로 분석됐다.

실제로 대전시 공립 대안학교 설립 관련 설문조사 결과 학생은 찬성 79.4%, 학부모는 85.3%가 찬성했으며, 교직원 또한 81.7%가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대안학교가 생기면 기존의 학교들과는 다른, 조금은 더 학생들도 즐겁고 교사도 만족스러운 교육이 이뤄지지 않을까 하는 기대 때문이라고 추측하고 있다.



▲공립 대안학교의 현실

전국적으로 그동안 설립·운영된 공립 대안학교는 학생, 학부모, 교사 등이 기대에 비해 어느 정도 만족스러운 결과를 보였는지에 대한 평가나 선행 연구는 찾기 어려운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일각에선 사람들이 공립 대안학교에 걸었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얘기하고 있다. 정책적으로는 융통성 없는 학교 체제의 문제를 자각하고 예외적인 성격의 대안학교를 도입했지만, 학교를 획일적으로 규율하는 국가교육과정이나 관료적 행정 체제로 인해 그러한 정책 취지가 무용지물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보직을 바꾸는 교육청 인사 관행 속에서 대안교육에 대한 전문성을 키우는 일은 불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현재 대부분의 교육청에서는 대안학교 교사들에게는 순환 주기의 두 배까지 연장을 허용하고 있지만, 대안교육의 지속성과 몰입을 필요로 한다는 점에서 교사들의 잦은 전보는 반대안적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 공립 대안학교의 성공 조건은?

대안학교가 성공하기 위한 조건을 대안학교로서의 면모를 갖추기 위한 전제(객관적 조건)와 실행을 위한 주제 역량(주체적 조건)이라는 두 측면에서 제시하고 있다.

먼저 객관적 조건 측면에서 대안교육에 대한 관련자들의 이해와 공감이 형성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무엇보다 급선무는 교육청 정책 담당자들이나 교육을 담당할 교사들이 대안학교가 '학교 부적응자들의 격리 수용소'라는 인식에서 완벽하게 벗어나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교육과 학교에 대한 새로운 철학이 필요하다고 한다. 대안학교가 '격리수용소'가 아닌 '누구든지 자신의 길을 찾아가도록 안내하는 새로운 교육 공간'이어야 할 것이라고 한다. 적어도 대안학교를 설립하거나 운영하는데 관여하는 사람들은 지금까지 당연시 해왔던 학교의 모든 관행과 제도, 규칙들의 정당성을 의심할 수 있어야 한다고 한다.

주체적 조건으로는 각 대안학교의 주체역량을 제고하는 일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주체역량이라고 하면 일차적으로는 교장의 리더십과 교사의 교육적 역량, 그리고 이차적으로는 학부모와 학생의 주도적 참여 역량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궁극적으로는 이러한 각각의 역량을 결합해 최상의 시너지 효과를 내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봤다.

대전교육청 관계자는 "대안교육연구회, 설립 테스크포스팀 등을 꾸려 교육과정, 교육철학 등을 논의하며 세부 검토해 나갈 것"이라며 "학생들이 대안교육을 통해 자신을 알아가는 계기가 될 수 있는 장소로 만들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김소희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현장]3층 높이 쓰레기더미 주택 대청소…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2.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3. 전국 아파트 값 하락 전환… 충청권 하락 폭 더 커져
  4. 대전시, 12월부터 배출가스 5등급 차량 운행 제한
  5. 차세대 스마트 교통안전 플랫폼 전문기업, '(주)퀀텀게이트' 주목
  1. 더젠병원, 한빛고 야구부에 100만 원 장학금 전달
  2. 한화이글스, 라이언 와이스 재계약 체결
  3.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4. [현장취재]한남대 재경동문회 송년의밤
  5. 대전시주민자치회와 제천시 주민자치위원장협의회 자매결연 업무협약식

헤드라인 뉴스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환이야, 많이 아팠지. 네가 떠나는 금요일, 마침 우리를 만나고서 작별했지. 이별이 헛되지 않게 최선을 다해 노력할게. -환이를 사랑하는 선생님들이" 21일 대전 서구 괴곡동 대전시립 추모공원에 작별의 편지를 읽는 낮은 목소리가 말 없는 무덤을 맴돌았다. 시립묘지 안에 정성스럽게 키운 향나무 아래에 방임과 학대 속에 고통을 겪은 '환이(가명)'는 그렇게 안장됐다. 2022년 11월 친모의 학대로 의식을 잃은 채 구조된 환이는 충남대병원 소아 중환자실에서 24개월을 치료에 응했고, 외롭지 않았다. 간호사와 의사 선생님이 24시간 환..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22일 대전에서 열린 환경부의 금강권역 하천유역 수자원관리계획 공청회가 환경단체와 청양 주민들의 강한 반발 속에 개최 2시간 만에 종료됐다. 환경부는 이날 오후 2시부터 대전컨벤션센터(DCC)에서 공청회를 개최했다. 환경단체와 청양 지천댐을 반대하는 시민들은 공청회 개최 전부터 단상에 가까운 앞좌석에 앉아 '꼼수로 신규댐 건설을 획책하는 졸속 공청회 반대한다' 등의 피켓 시위를 벌였다. 이에 경찰은 경찰력을 투입해 공청회와 토론이 진행될 단상 앞을 지켰다. 서해엽 환경부 수자원개발과장 "정상적인 공청회 진행을 위해 정숙해달라"며 마..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