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교육청이 공립 대안학교 부지로 검토한 옛 진잠초 방성분고 전경 |
▲공립 대안학교란?
'미래치유형 대전 공립 대안학교 운영 모델 개발 연구' 용역 결과에 따르면 대안학교는 공통적으로 기존의 공교육 제도, 즉 국가가 운영하는 교육 제도의 획일성을 탈피하려는 경향을 갖고 있다.
대안학교는 설립하는 것보다 성공적으로 운영하는 것이 더 어렵다고 한다. 대안교육 이라는 것이 종래의 교육 내용이나 방식과는 많이 다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특히 학습이나 학교생활에서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이 대부분 차지하는 경우 수업 방식은 물론 교사와 학생의 일상적인 관계에서도 일반 학교에서와는 전혀 다른 접근 방식이 요구되기 때문이라고 분석됐다. 따라서 해당 연구 용역안에서는 공립 대안학교를 설립하고자 하는 경우, 교사 확보 등 제도적인 제약 요인을 방지하기 위한 대책을 세심하게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학교 부적응 학업중단 위기 학생이 의존할 수 있는 곳은 대안교육기관이 거의 유일하다. 하지만 대전시의 대안교육기관은 상대적으로 빈약한 편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타 시도에는 대부분 설치돼 있는 특성화중·고등학교가 한 곳도 없는 데다, 대안학교 역시 음악을 전문으로 하는 사립 2개에 그치고 있는 실정이라고 한다.
대전의 각급 학교의 학업중단 학생을 살펴보면, 중학생의 경우에는 오히려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전체적으로는 2020년을 기점으로 다소 감소하는 경우를 보이고 있지만 일부 학생을 중점으로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학업 중단 학생의 비율로 보면 대전시 현황과 전국 현황이 거의 같은 추세라고 할 수 있다.
우리 사회에 등장한 공립 대안학교들은 설립 과정에서 학교가 들어설 지역의 주민들 일부가 반대한 것을 제외하고는 대체로 환영을 받고 있다고 한다. 학교생활에 싫증을 느끼는 일부 학생이나 학부모들, 교사들 역시 공립 대안학교 설립 정책에 호의적인 반응을 보이는 편인 것으로 분석됐다.
실제로 대전시 공립 대안학교 설립 관련 설문조사 결과 학생은 찬성 79.4%, 학부모는 85.3%가 찬성했으며, 교직원 또한 81.7%가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대안학교가 생기면 기존의 학교들과는 다른, 조금은 더 학생들도 즐겁고 교사도 만족스러운 교육이 이뤄지지 않을까 하는 기대 때문이라고 추측하고 있다.
▲공립 대안학교의 현실
전국적으로 그동안 설립·운영된 공립 대안학교는 학생, 학부모, 교사 등이 기대에 비해 어느 정도 만족스러운 결과를 보였는지에 대한 평가나 선행 연구는 찾기 어려운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일각에선 사람들이 공립 대안학교에 걸었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얘기하고 있다. 정책적으로는 융통성 없는 학교 체제의 문제를 자각하고 예외적인 성격의 대안학교를 도입했지만, 학교를 획일적으로 규율하는 국가교육과정이나 관료적 행정 체제로 인해 그러한 정책 취지가 무용지물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보직을 바꾸는 교육청 인사 관행 속에서 대안교육에 대한 전문성을 키우는 일은 불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현재 대부분의 교육청에서는 대안학교 교사들에게는 순환 주기의 두 배까지 연장을 허용하고 있지만, 대안교육의 지속성과 몰입을 필요로 한다는 점에서 교사들의 잦은 전보는 반대안적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 공립 대안학교의 성공 조건은?
대안학교가 성공하기 위한 조건을 대안학교로서의 면모를 갖추기 위한 전제(객관적 조건)와 실행을 위한 주제 역량(주체적 조건)이라는 두 측면에서 제시하고 있다.
먼저 객관적 조건 측면에서 대안교육에 대한 관련자들의 이해와 공감이 형성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무엇보다 급선무는 교육청 정책 담당자들이나 교육을 담당할 교사들이 대안학교가 '학교 부적응자들의 격리 수용소'라는 인식에서 완벽하게 벗어나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교육과 학교에 대한 새로운 철학이 필요하다고 한다. 대안학교가 '격리수용소'가 아닌 '누구든지 자신의 길을 찾아가도록 안내하는 새로운 교육 공간'이어야 할 것이라고 한다. 적어도 대안학교를 설립하거나 운영하는데 관여하는 사람들은 지금까지 당연시 해왔던 학교의 모든 관행과 제도, 규칙들의 정당성을 의심할 수 있어야 한다고 한다.
주체적 조건으로는 각 대안학교의 주체역량을 제고하는 일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주체역량이라고 하면 일차적으로는 교장의 리더십과 교사의 교육적 역량, 그리고 이차적으로는 학부모와 학생의 주도적 참여 역량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궁극적으로는 이러한 각각의 역량을 결합해 최상의 시너지 효과를 내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봤다.
대전교육청 관계자는 "대안교육연구회, 설립 테스크포스팀 등을 꾸려 교육과정, 교육철학 등을 논의하며 세부 검토해 나갈 것"이라며 "학생들이 대안교육을 통해 자신을 알아가는 계기가 될 수 있는 장소로 만들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김소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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