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룡다문화] 태양비를 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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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룡다문화] 태양비를 아시나요

  • 승인 2022-07-19 17:31
  • 신문게재 2022-07-20 11면
  • 고영준 기자고영준 기자
사본 -사진(당리)1
독후활동에서 진행한 비밀책
6월 27일 오후 2시에 엄사도서관 활동실에서는 선생님과 학생들의 웃음소리가 떠나질 않았다. 밖은 장마철의 흐린 먹구름과 덥고 습기가 많은 공기로 넘쳤다면 방 안에는 오히려 맑은 햇빛과 유쾌한 공기로 가득 차 있었다.

나는 우연히 옆의 자리에서 공부하고 있었는데, 이런 명랑한 소리에 감염되었고, 열심히 수업을 들었다.

선생님이 먼저 열정적인 목소리로 학생들과 같이 '미덕 카드-겸손'을 함께 낭독한 후 '겸손' 이란 단어에 함축된 의미에 관해 이야기 나누었고, 가장 마음에 와닿는 문장을 써 달라고 하셨다.

[겸손·謙遜·Humility] 겸손은 다른 사람을 나 자신처럼 소중히 여기는 것입니다. 겸손한 사람은 주변 사람들이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배려하고, 그들을 위해 기꺼이 봉사하려고 합니다. 누구도 완전할 수 없다는 생각에서 실수를 배움의 기회로 여깁니다. 무언가 훌륭한 일을 했을 때도 우쭐대는 대신 감사하는 마음을 갖는다.



'그림책 읽는 시간'에 선생님이 <슬픔을 치료해 주는 비밀 책>이라는 책을 소개하셨고, 내용을 읽으면서 학생들과 친절하게 토론하셨다. "실수에서 무엇을 배울 수 있어요?" "어떤 때 슬프세요?" "그럴 때 어떻게 하세요?" "슬픔도 필요해요?"

'독후활동'을 진행할 때 선생님이 학생과 같이 자신이 치료받고 싶은 비밀 책을 만들면서 소감도 발표했다. 학생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색깔, 머릿속에 떠오르는 단어로 자신의 마음을 생동감 있게 표현했다. 아주 재미있고 창의적인 방법인 것 같다.

매우 인상 깊었던 것은 선생님이 토론하면서 각 학생의 상황에 관심을 두고 있다는 것이다. "잘 먹었어요?" "오늘 기분이 안 좋은 것 같아요" "사과 아침 하나 먹어, 병원에 갈 일이 없어요 " "이가 아픈데 대답할 수 있어요?" 학생들도 선생님을 특히 신뢰하고 좋아해서 항상 활발하게, 즐겁게 대답했다. 어릴 때 초등학교 선생님인 엄마의 수업에 앉아있을 때 느꼈던 감정이 생각났다. 선생님과 학생들은 서로 신뢰하고, 존중하고, 서로 좋아하고, 천진난만하며, 순수하고 즐겁다. 이런 교실에 있으니 아주 반갑다는 느낌이 든다.

오늘 수업이 끝났을 때 바깥의 비는 이미 그쳤다. 갑자기 중국어 '태양비'라는 단어가 떠올랐다. '태양비'란 비가 내리고 있지만, 태양이 하늘에 동시에 존재한다는 현상을 가리킨다. 오늘 수업은 마치 '태양비'와 같다. '책 속의 나뭇잎 하나가 독자의 마음속에 울창한 숲이 될 수 있다'라는 말처럼 '독서 치료'는 한 줄, 한 줄의 빛이 모여 태양으로 비를 맞은 우리 몸에 비쳤다. 당리 명예기자(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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