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티이미지뱅크 제공] |
비정상적인 부동산 규제를 정상화해 시장 안정화를 꾀할 수 있다는 시각과 달리 내 집 마련을 준비하는 대기 수요자들에겐 금전적 부담이 크게 작용할 것이라는 분위기다.
22일 정비업계와 부동산 전문가 등에 따르면 최근 정부가 발표한 '분양가 제도 운영 합리화 방안'에 대해 느끼는 각계의 온도차는 뚜렷하다.
분양가 규제 탓에 사업성이 악화한 정비업계는 이번 제도 개편으로 조금이나마 숨통이 트일 것으로 평가한다.
공급망 불안과 러·우크라 전쟁에 따른 원자잿값 상승, 고금리와 인플레이션까지 맞물리는 상황에서 규제를 일찍이 풀었어야 했다는 목소리다. 여기에 DSR 규제 완화를 통한 시장 자율에 맡겨야 한다는 입장도 더했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대내외 악재로 물가가 어마하게 올랐다. 원자재가격 또한 폭등해 분양가 또한 올릴 수 밖에 없는 상황에 직면했다"면서 "이전 문재인 정부에서 민간택지에도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했는데 부동산은 물론 경제 상황이 현재와 확연히 다르다. 당연히 이러한 규제를 풀어야 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시장 안정화 측면에서 긍정적 평가도 있다.
과거 분양가격 상승에 따른 기존 매매가도 오르는 구조였는데, 현재의 경우 매매심리 위축과 유동 구조가 달라지는 상황이 만들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박유석 대전과학기술대 금융부동산행정학과 교수는 "인건비와 자잿값 등이 오르고 있는 상황이다. 분양가를 정하는데 지금의 분양가는 비정상적으로 너무 낮다. 이번 규제 완화로 건설사 등에 혜택을 주는 건 맞는데 장기적 관점에서 매매시장을 본다면 분양가 현실화가 필요하다"며 "분양가격이 적정수준으로 가다 보면 그 기준에 매매가격도 내려간다. 과거 분양가가 상승하면 매매가를 밀어 올리는 영향이 있어 이러한 시장을 더 선호했는데 유동 구조가 달라지면서 심리가 급격히 낮아졌다. 지금 당장 매매가격에 큰 영향을 줄 것 같지 않다"고 전망했다.
고분양가에 따른 우려 목소리도 있다. 매매심리 위축은 물론 DSR 대출규제 등으로 부동산 시장 진입 장벽이 더욱 높아졌기 때문이다. 지금보다도 분양가가 더 올라갈 경우 미분양도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이번 정부 발표를 보면 무주택서민을 위한 혜택은 임대차 월세와 세액공제 등밖에 없고, 자금이 있는 사람들이 쉽게 부동산 거래하도록 하는 것 같다"면서 "열광적이던 부동산 시장에선 분양을 받으면 프리미엄이 높게 붙었는데 이러한 분위기가 꺾이면서 시세차익도 줄어들었다. 예정된 공급이 많아 미분양도 발생할 수 있다. 조정지역에 포함되다 보니 돈이 없는 사람은 거래하기가 더욱 어려워 졌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박병주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