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16일 관계부처 합동으로 발표한 '새 정부 경제정책 방향'에서 대학의 자율적 혁신을 뒷받침하도록 재정을 확충하기 위해 이와 연계한 지방교육재정교부금 제도 손질을 예고했다.
이 자리에서는 교육교부금의 개편 과정에 '학령인구 감소'와 '고등교육 재정 확충' 두 가지 요소를 고려하겠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다만, 교육계의 반발을 의식해 교육교부금 자체를 줄이지는 않을 전망이다. 즉 학령인구 감소 등을 이유로 유·초·중등에 사용할 교부금을 대학에 사용할 수 있도록 손질하겠다는 의미다.
방기선 기획재정부 1차관은 이날 "법적인 교부율(내국세의 20.79%)을 건드린다는 의미는 아니다"라며 "고등교육까지는 교부금이 사용되지 않았기 때문에 활용도, 대상을 넓힌다는 측면에서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교육교부금은 17개 시·도 교육청에 배분돼 유·초·중·고교 교육에 사용되는 예산으로 내국세 세수의 20.79%와 교육세 일부로 조성된다. 일각에서는 국가 경제 규모는 커지는데 학생 수가 감소함에 따라 재정당국이 교부금 산정 방식을 조정하고 사용처를 늘려야 한다며 제도 개편의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올해 교육교부금은 추가경정예산에서 본예산 대비 11조가 늘어났고, 전년도 잉여금까지 합해 81조 2975억원 규모에 달하고 있다. 정부는 이 지방교육재정교부금 제도를 경제, 사회적 여건 변화를 반영해 합리화하자는 입장이지만 초중등 교육계의 반발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전국 시·도교육감협의회는 17일 입장문을 내고 "학생 수가 감소해 지방교육재정도 줄여야 한다는 주장은, 인구가 줄어드니 지방자치단체의 예산을 줄여야 한다는 논리"라고 비판하며 "아이들의 올곧은 성장을 위해 교부금을 안정적으로 확보해달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박수영 기자 sy87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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