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제공] |
장기간 파업에도 소량으로 수급해온 시멘트는 물량이 바닥이 났고, 일부 레미콘 납품 업체는 시멘트 공급이 막히면서 수주 물량을 포기하거나 납품을 연기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12일 지역 건설업계 등에 따르면 화물연대 파업이 엿새째 이어지면서 시멘트에서 레미콘, 건설업계로 이어지는 연쇄 셧다운 사태가 초래될 수 있다는 우려 목소리가 나온다.
실제 일부 현장에서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지역 한 레미콘 업체는 시멘트는 물론 원료로 하는 자재를 받지 못하면서 공급에 차질이 발생했다. 이미 한 달 전 공급 계약을 했지만, 운송길이 막혀 제품 생산에 손을 놓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지역 레미콘 업체 관계자는 "레미콘을 만들려면 시멘트가 들어와야 하는데, 운송에 차질이 생기면서 제품을 생산하지 못하고 있다"며 "오늘(11일) 같은 경우도 제품을 출하기로 업체와 약속을 했는데 레미콘을 보내지 못하고 있다. 파업이 장기화하면 문을 닫아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고 답답한 심정을 토로했다.
레미콘조합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성수기를 맞아 공급 운송이 막히면서 생산에 차질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파업 이후에도 소량 제품을 받아왔지만, 이마저도 바닥나 극한 상황에 처했다.
대전세종충청레미콘조합 관계자는 "그동안 벌크트레일러(BCT)로 매일 필요한 물량의 시멘트를 받아 왔는데 화물연대가 출하를 하지 못하게 막아 10~20% 정도 몰래 물량을 공급받아 현장에 공급해왔다"면서 "하지만, 이마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 처했다. 현장에선 계속 납품을 독촉하고 있는데 주말을 기점으로 재고 물량도 없는 상태다. 정부와 국회, 정치권에서 책임을 떠넘기지 말고 하루빨리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기간 이어지는 물류대란은 향후 건설업계의 큰 파장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건자재 수급문제로 공사가 지연돼 품질과 안전에도 큰 위협을 미치는 등 이에 따른 부정적 파급효과가 더 크게 작용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지역 건설업계 관계자는 "이번 파업을 단순하게 볼 문제가 아니다. 업계에서는 상당한 피해가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장의 경우 어쩔 수 없이 공사 기간을 맞춰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선 품질과 안전 등을 소홀히 할 수밖에 없다"며 "협상이 돼 정상적으로 물류가 공급되더라도 현장이 많다 보니 한 달 후 자재를 받는 회사도 나타난다. 급하게 하다 보면 품질 저하는 물론 대형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 여러 가지 복합적으로 나쁜 영향을 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박병주 기자 can7909@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