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교육계에 따르면 새 정부 국정과제에 '고교학점제 추진 점검 및 보완 방안 마련'이 명시돼 있는 만큼 큰 틀에서 고교학점제는 유지되지만, 세부적인 보완 방향에는 당선된 시·도교육감과 학교 현장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는 상황이다.
충청권에서는 3선에 성공한 최교진 세종교육감과 김지철 충남교육감은 준비단계를 거쳐 2025년 예정대로 전면 시행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는 반면, 윤건영 충북교육감은 고교학점제 시행에 원론적으로는 찬성한다면서도 보완을 위한 유예기간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3선에 성공한 설동호 대전교육감은 원론적인 제도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찬성하지만 제도 개선 필요성에는 여지를 남기고 있는 모습이다. 실제로 설 교육감은 지난 선거에서 "고교학점제 운영을 지원하고 제도를 개선해 정책효과를 높이겠다"는 내용을 공약에 담기도 했다.
학교 현장에서는 입시제도가 바뀌지 않는 한 고교학점제의 취지를 살리기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 특히 고등학생이 대학처럼 듣고싶은 과목을 직접 고르고, 각 과목에서 일정 성취수준을 넘어서면 학점을 받아 졸업할 수 있는 제도인 만큼 교원 인력 지원, 교실 확보 등이 우선시 돼야 한다는 지적도 여전하다. 이렇다 보니 고교학점제는 정책 틀은 정부가 세우더라도 현장에서 학교와 이를 협의하며 시행에 옮기는 것은 교육청의 몫인 만큼 교육감의 입장이 중요할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교육계 한 인사는 "고교학점제가 제대로 안착하기 위해서는 장기적으로 대입 전형이 변화해야 하는데 현재로선 정시 비중이 늘어나 엇박자를 내고 있는 것"이라며 "여기에 이번에 당선된 시도교육감들의 의견이 제각각 인만큼 방향 수정이나 보완이 되지 않겠냐"고 조심스럽게 예측했다.
박수영 기자 sy87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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