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수 한국천문연구원 천문우주기술센터 책임연구원 |
그렇지만 현재의 우주산업은 아직 미미한 수준이다. 미국에 있는 Satellite Industry Association에 의하면, 2020년도 전 세계의 우주 관련 경제활동액은 총 3710억 달러로서 전 세계 GDP의 0.5% 정도에 불과하다. 그렇지만 10년 전인 2010년의 우주 관련 경제활동 총액인 1680억 달러와 비교하여 2.2배(연평균 8.3%)의 성장을 이룬 것이다. 같은 기간의 전 세계 연평균 성장률은 3.5%로서(블룸버그 이코노믹스 자료), 우주 분야는 그보다 2.4배의 빠른 성장을 했다.
우주 분야는 이미 인류문명에 필수적인 요소가 됐다. 통신, 방송, 일기예보, 차량 내비게이터 등은 인공위성 없이는 유지되지 않는다. 무선인터넷, 디지털카메라, 의료용 MRI 등 수많은 첨단기기에 천문우주기술이 활용되었다. 뉴스페이스 시대에는 훨씬 빠르게 성장하고 세계 경제에 더 많은 지분을 차지하게 될 것이다. 스페이스X사는 광대역 인터넷망을 만들기 위해서 4만 2천기의 소형 인공위성을 띄우는 스타링크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인류가 현재까지 쏘아 올린 인공위성이 9천기가 안 되는데, 이보다 5배나 많은 위성을 한 회사가 발사하겠다는 것이다. 이외에도 아마존, 원웹·에어버스 등 여러 기업도 수천 기의 소형위성을 띄울 예정이다. 소형위성 시장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의 우주산업도 아직은 미약하다. 한국우주기술진흥협회가 집계한 2020년도 우리나라의 우주산업 규모는 총 3조 4,294억 원으로서, 전 세계 우주활동액의 1%에도 미치지 못한다. 국내의 총생산액과 대비해도 0.14%에 불과하다. 그렇지만 10년 전의 우주산업 활동액인 9375억 원에 비해서 3.7배나 성장하였다. 뉴 스페이스 시대를 기회 삼아 우주 분야에의 투자를 비약적으로 확대하고 비즈니스 기회를 넓히며 고급인력을 많이 양성하여야 할 것이다. 이를 통해서 우주산업과 국가경쟁력을 높이게 될 것이다. 이러한 것을 뒷받침하기 위해서는 국가 우주 전략을 수립하는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
무한한 우주를 어디부터 어떻게 개척할 것인가? 선진국들은 달에 쌓여 있는 헬륨-3를 가져올 방안을 강구 중이다. 핵융합로의 연료로 사용할 수 있는 헬륨-3는 방사능 오염이 없는 안전한 미래의 에너지원이다. 미국은 달을 전진기지로 삼고 이로부터 화성을 개척하고자 한다. 미국과 일본은 소행성의 토양을 채취하여 지구에 가져와서 분석 연구하고 있으며, 룩셈부르크는 소행성에 있는 희귀광물을 채굴해 오는 방법을 연구 개발하고 있다.
우주는 더이상 관망의 대상이 아니다. 유럽이 세계를 항해하고 신대륙을 개척하였듯이, 선진 각국은 새로운 보물섬인 우주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이러한 우주개발 경쟁에서 뒤처지면 따라잡기 어렵게 되고 그 격차는 무한히 벌어질 것이다. 그렇지만 위험도 도사리고 있다. 천문학적인 비용과 자원을 투자해야 하기에 잘못되면 막대한 손실을 입게 될 것이다. 국가의 명운이 달린 일이다.
그리고 국제협력과 상호공조할 일들이 늘어나고 있다. 우주 자원의 개발, 우주 쓰레기 처리, 정지위성 배치, 주파수 할당 등 우주와 관련하여 국제적으로 수행해야 할 사항들이 많다. 우주법 제정에 관여하고 국제 위원회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
무엇보다도, 다양한 우주개발의 분야와 방향 중에서 어디에 중점을 둘 것인가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하고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다. 국가 비전과 목표를 명확히 세우고 제대로 된 전략을 짜야 한다. 선택과 집중을 통해 차별화를 시도할 필요가 있다. 국가 우주위원회에 정부 관료뿐만 아니라 산·학·연·군의 전문가들이 다 함께 모여서 집단지성을 발휘하여야 할 것이다. 김영수 한국천문연구원 천문우주기술센터 책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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