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교육감 선거에 출마한 김동석 후보, 설동호 후보, 성광진 후보, 정상신 후보. <사진 왼쪽부터> |
교육감 선거는 단체장이나 지방의원과 달리 유권자들의 관심도가 낮다는 점에서 교호 순번이 당락을 가를 수 있기 때문이다.
첫 직선제로 시행됐던 2010년 교육감 선거는 후보 간 추첨으로 가로쓰기 형태의 후보자 이름이 일괄적으로 투표지에 세로로 나열돼 '로또 선거'라는 오명을 얻기도 했다. 이에 특정 위치에 배치되는 부작용을 막고 기회 균등 차원에서 2014년부터 적용된 교호순번제는 투표지 이름 게재 순위는 자치구·시·군의회 의원 지역선거구별로 가로로 이름 순서를 바꾸는 순환배열 방식이다.
이번 대전교육감 선거에서는 김동석 후보가 A형, 성광진 후보 B형, 설동호 후보 C형, 정상신 후보 D형을 뽑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를 토대로 대전 총 19개 선거구별로 순환배열 방식으로 동구 가 선거구에서는 김동석-성광진-설동호-정상신 후보 이름이, 나 선거구에서는 성광진-설동호-정상신-김동석 후보 순으로 차례차례 기재된다.
김동석 후보와 성광진 후보, 설동호 후보는 각각 4개 선거구에 정상신 후보는 3개 선거구에 첫 번째에 표기된다. 이를 선거구별 유권자 수로 계산하면 김동석 후보는 43만 2000여명, 성광진 후보 38만 8000여명, 설동호 후보 33만 9000여명, 정상신 후보 26만 6000여명의 투표지에 가장 왼쪽에 표기된다. 하지만, 부동층이 높은 교육감 선거 특성상 지역별로 어떤 순서의 투표용지가 배포되는지에 따라 유불리가 반영될 수 있을 뿐 더러 지역별 특정 정당 선호도에 따라 첫째 또는 둘째 후보에게 표가 몰릴 가능성이 여전히 높을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교육감 후보 선거캠프 한 관계자는 "교육감 선거는 교육의 정치적 중립을 위해 선거구를 균등하게 나눠 이름 기재 순서를 바꾸는 교호순번제를 사용하는데, 어떻게 보면 관심도가 떨어지다 보니 A 형과 B 형을 뽑은 후보들이 상대적으로 유리할 수 있다"며 "당락에 크게 변화는 주지 않겠지만, 미세한 득표율 차이에는 반영될 수는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와 관련 유권자들 스스로 '그 밥의 그 나물이니 아무나 찍자'라는 식의 행태에서 벗어나 대전교육의 미래를 이끌 후보들의 정책·공약을 꼼꼼히 살펴보고 현명하게 주권을 행사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지역 교육계 한 인사는 "교육감은 지역 학생들의 미래에 결정적인 역할을 미치는 중요한 자리임에도 막상 선거 때는 일반인들의 관심 밖에 있다"며 "대전교육감은 교원 인사권은 물론 각종 교육정책과 사업을 결정하는 권한을 갖는 만큼 유권자들이 주인의식을 갖고 각 후보의 걸어온 길과 정책과 공약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수영 기자 sy870123@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