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이 진로와 적성에 따라 자유롭게 강의를 수강하는 고교 학점제 도입과 자사고·외고 존치를 두고 정책 간 '엇박자'라는 지적도 나온다.
25일 교육계에 따르면 고교학점제는 학생들이 공통과목 외 원하는 과목을 선택해 이수하고 일정 기준을 충족하면 졸업하는 제도다. 다양한 적성과 진로를 보장해주기 위해 과목 선택권을 넓히는 것이 핵심이다. 고교학점제를 상대평가로 성적을 산출하면 진로와 적성보다는 성적을 잘 받을 수 있는 과목으로 '쏠림 현상'이 나타날 수밖에 없어 이를 막기 위해 성취평가제(절대평가)가 도입된다.
문제는 자사고·외고 존치 여부다. 자사고와 외고는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개정으로 2025년 일괄 폐지될 예정이었지만 새 정부가 존치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지면서 다시 손질할 가능성이 커졌다. 내신 성적을 절대평가로 산출하면 통상 성적이 우수한 학생이 몰려 있어 자사고 등의 단점으로 꼽혀온 내신 불리 문제가 사라지게 돼 이들 학교의 인기가 더욱 높아지게 된다.
이렇다 보니 고교학점제에 대한 회의적인 인식이 여전한 상황 속에서 현 정부의 자사고·외고 존치 문제는 혼란이 가중 될 수밖에 없다는 게 교육계의 설명이다. 자칫 교육의 당사자인 학생과 학부모들이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대전의 한 교사는 "수능 체제와 고교학점제가 전혀 맞지 않는다. 학생들의 선택과목은 다양한데 대학을 가기 위한 진로 교과목 간 괴리가 나타날 수 있다"며 "교육과정을 탄력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자율고, 특목고가 유지되면 자연적으로 선택교과에 대한 폭이 넓은 그쪽으로 쏠릴 수밖에 없다. 입시과정의 괴리가 있는데 학교 입장에서도 어떤 장단에 맞춰야 할지 혼란스럽다"고 우려했다.
이와 관련 교육청은 주기적으로 협의회를 개최하는 등 고교학점제가 성공적으로 현장에 안착할 수 있도록 집중하고 있다.
앞서 5월 23일에는 고교학점제 추진위원회 협의회를 열고 고교학점제 추진 현황에 대해 보고 후, 부서별 지원내용을 공유하고 협조 요청 사항에 대한 협의를 진행하기도 했다.
배성근 대전교육감 권한대행은 "지난해에도 대전고교학점제 추진단 협의회를 열어 고교학점제 단계적 이행 계획 및 대전고교학점제 운영 현황에 대해 보고하고 부서별 협조 사항에 대해 논의한 바 있다"며 "이번 협의회는 각 부서의 구체적인 추진 내용과 향후 지원 계획을 공유함으로써 고교학점제가 학교 현장에 안착할 수 있도록 지원체제를 더욱 공고히 한 것에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박수영 기자 sy87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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