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좋아하는 5월이 돌아왔다. 5월은 어린이날, 어버이날, 스승의날, 부부의날 등 다양한 기념일과 행사가 풍성한 가족의 달로 가족의 소중함을 일깨워주며 농부에게 5월은 씨를 뿌리는 농사철이기도 하다.
우리 가족은 5월 가정의 달을 맞이하여 함께 텃밭을 만들기로 했다. 한국에 오기 전부터 나만의 텃밭을 가지는 것에 대한 로망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꿈을 이룰 수 있다는 생각에 무엇을 심을지 행복한 고민과 설레는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보냈다. 하지만 한국 도시에서 나만의 텃밭을 가진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왜냐하면 텃밭을 만들기 위해서는 흙과 비료를 고정해줄 수 있는 단단한 울타리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남편과 어디에 울타리를 만들면 좋을지 대화를 나누었고 며칠간의 노력 끝에 공터를 활용하여 작은 텃밭 울타리를 만들었다.
나만의 텃밭 만들기 첫걸음을 내딛는 순간이었다. 텃밭에 흙과 비료를 비율에 맞게 배합하여 섞어 주고 고랑을 파서 둔덕을 높이는 작업을 통해 기초를 다졌다. 그리고 남편과 함께 구역별로 비닐 씌우기 작업을 한 후 일정한 간격으로 모종을 심을 구멍을 만들어 주었다. 우리 가족은 고기를 즐겨 먹기 때문에 고기와 함께 먹을 수 있는 토마토, 적상추, 쑥갓, 청겨자, 가지, 적근대 등 채소 위주로 모종을 심고 땅이 촉촉해질 만큼 흠뻑 물을 주었다. 가족과 함께 만든 채소 텃밭을 보면서 완성했다는 성취감과 동시에 평소에 우리가 마트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채소들이 많은 정성과 노력의 결과물이라는 것을 직접 경험함으로써 앞으로 우리 집 텃밭 채소들이 잘 자랄 수 있도록 관심과 사랑을 주면서 열심히 가꿔야겠다고 다짐했다.
날씨가 점점 따뜻해져 갈수록 채소들이 쑥쑥 성장해가는 모습을 보니 가까운 시일 내에 재배할 수 있을 것 같다. 직접 재배한 채소로 가족과 함께 다양한 음식도 만들어 먹고 옆집에도 나누어 줄 생각만으로도 너무 행복하다.
왕지연 명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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